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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장수 CEO '경영성과가 탁월'

  • 2018.04.25(수) 14:48

국내 증권사 CEO 재임 기간 평균 3.6년
CEO 잦은 교체, 장기 성과 창출 어려워

국내 증권업계가 글로벌 투자은행(IB)과의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해 IB 업무를 확대하고,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에서 다양한 먹거리로 업무 영역을 넓혀 가는 등 수년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장기적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증권업계의 대표이사(CE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마련하려면 CEO가 조직을 이끌고 갈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금융권의 장기 집권은 CEO의 영향력을 비정상적으로 강화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증권업계, 장수 CEO 늘어난다

증권업계는 CEO 재임 기간이 짧다는 인식이 강했다. 1년마다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회사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성과와 신뢰를 바탕으로 장수하는 CEO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오너 일가인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이 2005년부터 지금까지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출신으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2007년부터 매년 1년씩 임기를 늘리며 11연임에 성공한 최장수 CEO로 이름을 올렸다.

교보증권 역시 2008년부터 김해준 사장이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5연임에 성공하며 11년째 자리를 유지했다. 교보증권은 3년 임기제로 2020년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이어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과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이 2010년부터 9년째 CEO를 맡았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사장과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사장이 8년째, 나재철 대신증권과 윤경은 KB증권 사장이 7년째 자리를 지키며 뒤를 이었다.


◇ "오랜 시간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 필요"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CEO의 임기가 길어지면서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CEO가 막강한 영향력을 스스로 연임하는 데 행사한다는 문제 제기였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임기가 짧으면 단기 업적 쌓기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쌓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년 동안 국내 증권회사 71개사 CEO를 분석한 결과 총 179명이 CEO로 재임했거나 재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79명의 CEO의 재임 기간 평균은 약 42.6개월로 집계됐다. 이 중 전문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38.9개월, 지배주주 CEO는 93.6개월로 집계됐다. 미국의 경우 주요 대형 증권회사 CEO 평균 재임 기간이 69.6개월, 중소형 증권회사가 131.7개월로 국내와 2~3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재임 기간을 3년 이하인 단기재임, 3년~6년 이하인 중기재임, 6년 초과인 장기재임으로 나눠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장기재임으로 갈수록 우월하게 나타났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회사의 차별화된 서비스나 네트워크 등 장기적 역량 축적을 위한 투자가 부족한 것은 짧은 재임 기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증권회사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고유한 역량구축은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이 추진될 때 가능하기 때문에 1~2년마다 CEO를 교체하는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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