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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알고 보면 더 재미진 경영권 방어수단

  • 2018.05.27(일) 10:02

최근 현대차 지배 구조 개편안이 무산됐죠. 그 뒤에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주주들의 반대가 있었는데요. 이른바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한 사례였습니다.

 

현대차의 지배 구조 개편은 오랫동안 이어진 순환출자 해소와 정의선 부회장의 후계 승계 완성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만큼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그렇다고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반대한 이유 또한 분명하다는 측면에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를 마냥 탓할 순 없습니다.

 

 

다만 최근 2000여 개 상장회사를 대표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과도한 경영 간섭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그러면서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기업들이 지배 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간섭과 경영권 위협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주요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이들은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처럼 세계 주요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바로 경영권 방어수단입니다. 과연 국내에서는 어떤 경영권 방어수단이 가능하고 새로 도입하려는 차등의결권주식과 포이즌필이 뭘까요. 그래서 비즈니스워치가 차근차근 정리해봤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경영권 방어수단은 자기주식 취득입니다. 말 그대로 자기주식 보유 비율을 늘려 경영권 행사력을 높이는 것이죠. 자사주 취득의 경우 자본의 공동화나 불공정 거래 가능성 측면에서 상법상 금지되지만 자본시장법상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배당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장내매수나 공개매수 등의 형태로 가능합니다. 대신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시기나 수량 등 방법이 제한돼 있습니다.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방어하는 대표적인 전략인 황금 낙하산(Golden Parachute)도 많이 들어보셨죠. 황금 낙하산은 과거 M&A가 활발했던 1980년대 미국 월가에서 나온 말인데요. 인수 대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일정 기간 스톡옵션이나 보너스 등을 두둑이 줘서 기업의 안정성을 추구하고 M&A 비용을 높여 인수가 어렵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다만 무능한 경영진이라면 오히려 무임승차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잘 사용해야 합니다. 경영자가 아닌 일반 직원에게 많은 퇴직금을 지급하는 규정 등으로 M&A 의욕을 떨어뜨리는 주석 낙하산(Tin Parachute)도 있습니다.

 

 

시차임기제란 경영권 방어수단도 있습니다. 매년 전체 이사 중 일부만 선임하게 해서 이사 전체가 교체되는 시점을 지연시키는 제도인데요. 이사들의 임기가 분산되면 M&A를 하려는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장악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겠죠.

 

다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2명 이상의 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열리는 집중투표제를 통해 사외이사를 바꿀 수 있는데 시차임기제로 교체되는 사외이사 숫자가 1명으로 제한되면 집중투표제 효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과 함께 국내에서도 이미 도입돼 있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고요. 초다수결의제, 차등의결권주식, 포이즌필 등 아직 도입돼 있지 않은 경영권 방어수단도 알아보겠습니다.

 

 

초다수의결제는 일부 안건에 대해 주총 통과 여건을 강화시킨 제도를 말합니다. 정관 변경이나 이사 및 감사 해임, 회사 해산 같은 특별 안건의 경우 주총 통과 요건을 월씬 더 어렵게 만들어놓는 것이죠.

 

차등의결권주식은 말 그대로 주식의 의결권을 차등화하는 것인데요. 일반 주식보다 의결권이 몇 배 높은 주식을 발행해서 경영권을 지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국내는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구글이 2004년 상장 당시 창업주들에게 보통주보다 의결권이 10배나 많은 주식을 발행해 경영권을 강화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포드사도  대주주는 3.7%의 지분으로 40%의 의결권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포이즌 필(Poison Pill)도 꽤 익숙한 용어죠. 이 역시 적대적 M&A 시도가 활발했던 1980~1990년대에 나온 말인데요.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살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해서 M&A를 시도하려고 할 때 지분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M&A를 시도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름처럼 '독약'을 삼키게 되는 것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한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죠. 실제로 국내에서는 이런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중이기도 한데요.

 

 

다만 국내의 경우 적대적 M&A가 빈번한 외국과는 상황이 분명 다르고요. 역으로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시대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만큼 도입 전까지 신중하고 꼼꼼한 검토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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