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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북한 투자'에 꽂힌 애널리스트

  • 2018.06.21(목) 08:45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
금투업계 최초로 북한 전담팀 구성
"북한 투자 기회, 상상 그 이상일 것"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북한 관련 전담 리서치팀인 북한투자전략팀을 신설했다. 기존 투자전략팀에서 리서치해왔던 북한 이슈를 별도의 조직으로 꾸려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해외 고객 비중이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그동안 우리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북한 이슈를 꾸준히 리서치해왔고, 10여년 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북한 리서치를 강화해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투자전략팀부터 북한 이슈에 주목했고 북한투자전략팀을 이끌게 된 유승민 팀장을 만났다. 유 팀장은 "기업 고객, 투자 자산가, 해외 고객 등 다양한 고객이 남북 경제 통합과 그에 따른 기회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이 가진 가능성과 기회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만큼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투자전략팀 조직을 재정비하고 확대하는 동시에 연구기관, 기업 등과 협력해 다양한 관점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또 내달 2일에는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를 초청해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 사진/삼성증권

- 업계 최초로 북한 전문 조직을 만든 이유
▲ 사실 북한 이슈는 기존 리서치 조직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봤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북한 핵 위기에 대한 소고'라는 제목으로 핵을 무기로 협상을 요구하는 북한의 만다린 피시 전략 종착점이 머지않았다는 주장을 했다. 결과적으로 당시 리서치 내용이 틀리지 않았고, 이제 리서치 조직에서 부수적으로 리서치할 부분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회사 내부에서 판단했다고 본다.

일단 팀은 꾸려졌는데 인력이나 조직 운영 등의 부분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고, 연구기관이나 산업 분야에서 북한에 특화된 부분과 연계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북한에 진출하려면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 계열사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의 요구가 있어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

- 첫 리포트가 발간됐다. 리포트의 핵심 내용은.
▲ 이번 리포트는 완전한(Complete), 가시적인(Visible), 되돌릴 수 없는 (Irreversible), 번영(Prosperity)의 앞글자를 따서 '한반도 CVIP의 시대로'라는 제목을 달았다.

북한이 미국과 합의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제대로 지킬 것인지에 여전히 의심이 많다. 하지만 북한 인민들이 시장경제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개혁, 개방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들의 필요에 의해 이미 새로운 시대는 열렸다는 것이다 .

- 리포트 발간 주기는
▲ 당분간은 이벤트 중심으로 가려고 한다. 이벤트에 따라 북한 문제의 진전 근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되면 스펙트럼을 늘려 정기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리포트와 별도로 고객을 대상으로 포럼도 진행한다. 오는 2일에는 짐 로저스를 초청해 북한 이슈를 논의한다. 우리가 보는 시각과 다른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 본다.

- 과거에도 남북 경협이나 통일 분위기가 감지됐었는데, 이번은 다르다고 보나.
▲ 과거에는 경협이라든지 교류가 핵 개발을 포장하기 위한 용도가 컸다. 현재 상황은 반대다. 핵은 협상을 위한 도구이고 목적이 경제적인 부분으로 가고 있다. 과거에는 관계가 흐지부지됐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현재 미국이 북한에 원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다.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것은 완전한 체제보장(CVIG)이다. 비핵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겠지만,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으리라 본다.

- 경제통합 시점은
▲ 김정은은 2022년을 바라보고 있다. 2022년은 김일성의 110주년 생일, 김정일의 80주년 생일이다. 또 2022년에 개최될 제8차 당 대회에서 지난 7차 당 대회에서 선언한 핵·경제 성과를 과시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핵폭탄 보유에 성공했고, 이제 핵을 레버리지로 대화를 시작해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주요국 정치 일정도 북한에는 유리하다. 미국은 2018년에 중간선거가 있고, 2020년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도 2022년 20차 공산당 대회 이후 집권 연장을 원하고 있어 한반도 안정이 필요하다. 우리 역시 2022년 대선이 있기 때문에 2022년 이전에 모든 것을 완료하려고 할 것이다.

2022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북한 창건기념일 99절이나. UN 총회가 열리는 9월18일 전에 구체적인 협상 결과를 내고 싶어 할 것이다.

- 통일 가능성도 언급된다. 통일 비용에 대한 생각은
▲ 통일 비용을 언급하기 전에 통일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방향은 흡수 통일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는 형식이니 흡수 통일은 아니고, 통일 이전의 경제통합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통일 비용이란 개념은 과도하고, 통합 비용이 맞는 것 같다. 흡수 통일은 통일 비용을 우리가 모두 떠안아 부담될 수 있겠지만, 경제통합은 그들 스스로 재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 비용이 단계적으로 적게 들 것이다.

또 우리가 비용을 다 내야 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미국과 중국 외에도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이 가능하고,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대일청구권 이슈도 남아 있어 북한의 자본 조달 창구는 많은 편이다.

- 경제통합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나.
▲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다. 흡수 통일로 가정했을 때도 완전한 통일에는 30년을 예상했다. 북한의 생활 수준만 개선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봤었다. 하지만 경제통합으로 간다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느 일방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일으키는 흡수통일과 경우가 달라서 예측이 어렵다.

- 경제 통합 단계는
▲ 3단계로 진행될 수 있겠다. 1단계에는 경제 기반 구축 단계로 철도, 전력, 도로, 항만, 통신 등 인프라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본다. 초기 단계에서는 지역과 산업을 선별적으로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핵화 조건으로 인도적 지원이 들어가면 식량. 생필품, 제약 등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

2단계는 개방 확대 기간이다. 광물자원 개발 등 자원개발이 활발해질 것이고, 이때쯤에는 민간 자금의 펀딩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 단계는 실질적 투자 단계로,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북한이 수출산업의 생산 기지화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현실성 있어 보인다.

- 북한의 인프라 수준은
▲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을 보면 인프라 척도는 7가지가 있다. 북한은 조사 대상국이 아니지만 팀에서 정량적인 부분을 비교 대상국과 비교해 본 결과 46개 분석대상국 중 최하위로 집계됐다. 철도는 정량적으로 17위인데 정성적인 부분을 감안하면 열악한 수준일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철도 개발에 강한 의지가 있고, 도로도 큰 도로를 중심으로 확장 또는 포장을 할 필요성이 크다.

- 원산이 랜드마크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 이유는
▲ 초기 단계 개방은 경제 특별개발구 중심으로 될 것이다. 북한에는 나선, 신의주, 황금평·위화도, 금강산, 개성 등의 경제특구가 있다.

그중 왜 원산인가. 원산은 김정은의 고향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도 하다. 그리고 경제특구 특별법은 보통 최고 인민 회의에서 의결한다. 반면 원산에 대한 특별법은 김정은이 직접 제정해 법률적 보장을 했다. 김정은 직접 지시와 관리에 의한 법이란 얘기다. 그만큼 원산에 대한 의지가 크다. 김정은이 지난달 원산의 갈마 해양관광지를 시찰하고, 내년 4월까지 완공을 지시했다. 실제 골조는 많이 올라갔는데 인프라 등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원산은 위치상으로도 좋다. 일단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만들어 관광특구로 활용할 수 있다. 향후 남한의 설악산까지 연계해 관광벨트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관광 외에도 자원이 풍부한 단천과의 거리가 가까워 물류항으로서도 매력 있다. 이에 따라 원산은 북한 경제 개방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 특수은행 설립 방안을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원산 개발을 위해서는 전력, 항만, 철도, 물류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우선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들을 지원할 특수은행, 즉 원산개발협력은행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설립 방법으로는 우리 정부와 국책은행, 주요국 정부개발원조(ODA)가 공동출자해 특수 은행을 설립하고 지분투자에 대한 배당을 받는 구조다. 또 국내 금융기관이 추가적인 필요 자금을 대출하는 형태로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연합(UN)의 대북 금융제재만 풀리면 기술적으로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이렇게 투자 안정화가 되면 향후에는 민간 자금 투자도 가능해질 것이다.

- 일반 투자자가 관심 가질 부분은
▲ 북한이 신뢰를 만들고 있는 단계다. 기업 측면에서는 초기 단계에도 북한에 진출할 것이다. 각 기업이 북한에 진출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고 기업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대북주가 많이 올랐다고들 한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만 반영됐을 뿐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꾸준히 투자하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주가가 비쌀 수 있다. 하지만 상상력의 문제다. 북한이 도로와 철도만 깐다고 생각하지 말자. 북한에도 빌딩을 짓고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중국까지 연결될 수 있는 큰 사업이 가능한 지역이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주식만이 답인가. 다른 투자 방법은 무엇이 있나.
▲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접경지역 부동산 투자도 활발하다고 한다. 비무장지대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고, 접경 지역의 개발 제한 구역이 일부 풀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부동산을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의 북한 투자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가 크다.
▲ 북한에게 현재까지의 위협은 오롯이 미국이었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개선되고 나면 북한의 미래 위협은 한국이 될 것이다. 남한이 북한 체제를 인정해주지 않고 남북 경쟁체제로 가면 북한에게 위협이 될 것이다. 또 현재로서는 미국이 협상의 주체지만, 유럽 등 다양한 국가가 북한에 진출하고자 할 때 한국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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