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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디폴트 공포]③'물고 물리는 책임 공방'

  • 2018.07.23(월) 14:52

디폴트 미확정에 자구안 안 나왔지만
국내 증권사는 매매계약 두고 소송전
"비용 이해득실보다 신뢰도 걸린 문제"

금융투자업계에 번진 중국 에너지기업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 사태가 국내 증권사 간 소송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채권단 간 매매 계약을 두고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고, 일부는 채권 판매를 중개한 한화투자증권에도 손실 책임을 묻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 유안타·신영, 현대차에 계약 이행 요구 소송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이 현대차증권에 ABCP 매매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22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ABCP 액면 100억원에 대한 매매 계약 이행을 청구하는 소장을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지난 11일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ABCP 150억원 물량 매매 이행에 관해 법무법인 원을 통해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이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이 보유한 ABCP 물량을 매수하겠다고 메신저와 전화로 약속했지만,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면서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미 현대차증권의 매수주문 증빙 등이 담긴 법무법인의 검토 의견서를 제시해 여러 차례에 걸쳐 이행을 촉구했지만 현대차증권이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두 회사는 소송을 결정했다.

유안타와 신영증권은 전화나 메신저를 통한 예약 매매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거래 방식으로 이행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대차증권은 금융투자협회 채권거래 플랫폼인 K본드를 통해 공식적으로 거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의 매매계약 결제 불이행 건은 신의성실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금융 시장의 관례를 깨는 것은 물론, 자본시장 질서를 흔드는 심각한 모럴 해저드 행위라고 생각해 불가피하게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보유 물량 500억원 중 420억원 규모의 해당 ABCP를 알려지지 않은 2개 기관에 넘기기로 한 매매 계약을 K본드를 통해 체결한 상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K본드를 통한 계약만이 법적 효력이 있다"며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주 중 법무법인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 한화·이베스트 등 주관사에도 대응

일부 증권사는 해당 ABCP를 주관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에 관한 소송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에 불완전판매 논란은 합당하지 않다고 대응하고 있다. 다만 신용관리자로서 중국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에 자구안을 마련하도록 했고 구제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ABCP를 보유한 증권사는 보유 물량 100억원당 200만원가량의 중개 수수료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디폴트 가능성에 각 증권사가 보유한 수백억원의 물량이 모두 2분기 손실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채권단도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디폴트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채권단 간의 책임 공방은 서로의 입장 차이 때문"이라며 "소송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겠지만 비용을 떠나 각 회사의 신뢰도가 달렸기 때문에 액션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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