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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업, 증권사가 '싹쓸이'…지각변동 예고

  • 2019.03.04(월) 11:28

신영·한투·대신 예비인가…증권사만 낙점
기존 IB 부동산금융 등과 시너지 기대

금융당국이 10년 만에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3곳에 부동산 신탁업 예비인가를 했다. 이번에 인가를 받은 3개사는 향후 2년 동안 업무 경험을 쌓은 후 별도 인가 절차 없이 차입형 토지 신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10년 동안 신규 진입이 막혀 11개 업체가 과점했던 부동산신탁 시장의 빗장이 열린 것과 동시에, 증권업계에서 신규 인가를 싹쓸이하면서 기존 투자은행(IB) 업무와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사업계획·대주주 적합성에 평가 중점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아 수탁한 토지에 택지조성, 건축 등의 사업을 시행한 후 임대 또는 분양하는 개발사업을 하면서 그 이익을 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금융감독원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외부평가 위원회는 12개 신청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3개사가 자본시장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고 사업 계획 등이 부동산신탁업 영위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컨소시엄인 신영자산신탁은 종합재산 관리 플랫폼 구축 등 혁신성을 인정받았고, 한투부동산신탁은 최대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역량을 활용한 부동산신탁과 핀테크·정보통신기술(ICT) 결합 서비스 제공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신증권이 최대주주인 대신자산신탁은 도심공원 조성, 폐산업시설 활용, 창업 클러스터 조성 등 사업 계획의 공공성과 확장성을 인정받았다.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업의 특성을 감안해 사업 계획, 이해상충방지체계 및 대주주 적합성에 대해 중점을 두고 심사했고 자기자본과 인력·물적 설비도 두루 평가해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 증권업에서 기대하는 시너지는?

이번 부동산신탁업 인가 세 자리는 모두 증권회사가 싹쓸이했다. 예비인가 도전 회사 12곳 중에 신청서를 접수한 증권사만 9곳에 달해 참여부터 압도적이었다.

NH농협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앞세워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도전장을 냈고 대신증권, 부국증권도 독자적으로 신청서를 접수했다. 규모가 작은 증권회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정도로 경쟁이 불붙었다.

증권업에서 부동산신탁업을 함께 영위할 경우 기대할 만한 사업 효과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기존 IB 사업부를 통해 진행하던 부동산금융을 개발부터 투자, 분양 등 전 과정으로 확장해 이익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또 각사별 사업 계획에 따라 리테일, 자산관리 등으로 이익을 확장할 수 있다. 

신영자산신탁은 고액 자산가의 자산관리에 특화된 신영증권의 강점을 활용해 고객 부동산 자산을 신탁해 수익을 내고, 여기에서 창출한 금전 자산을 신영증권에 신탁함으로써 종합 자산관리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시장에 중위험·중수익 리츠 상품을 공급하고 리츠를 활용한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할 방침이다.

한투부동산신탁은 젊은층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규모 맞춤형 P2P 투자에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 신탁을 가미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노후연금형 신탁과 안정적 상속을 위한 유언대용신탁 등 갑종 관리신탁까지 내세워 연령별 전 국민 평생 신탁이 되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 그룹으로 경영 전략을 이미 수정한 바 있고, 이번 부동산신탁업 인가가 이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대신자산신탁은 리테일 강점을 내세워 부동산신탁을 통해 리테일 상품을 개발해 리테일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간투자를 통해 대상 토지를 매입해 개발한 후 발생 수익을 리츠 및 펀드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활용해 민간에 재분배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낮은 경쟁 강도에 비해 수익성 좋아 증권사가 경쟁에 대거 뛰어 들었다"며 "기존 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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