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을 비롯해 주요 증권사들이 나란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키움증권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으며, 신영과 대신증권은 임직원 주식 보너스 지급 및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회사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18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06억원을 들여 보통주 50만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보통주 기준) 2210만주 가운데 2.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부터 오는 9월17일까지 석달간 장내에서 사들일 계획이다.
키움증권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1년 3월 상환우선주 224만주의 상환을 위해 1024억원을 들여 우선주를 매입(이후 소각)한 것을 제외하면 드문 일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2009년 코스피로 이전)한 이후 여태껏 발행 주식 가운데 자사주 보유분이 '제로(0)'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이례적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낸 것은 주가가 속절없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한때 13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최근 8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지난해 고점에 비해 많이 빠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증권가에서도 키움증권의 이번 결정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단기 수급 개선 효과가 예상되나 취득 속도와 2분기 실적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주주가치 제고 및 임직원 성과 보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신영증권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5만주, 우선주 5만주의 자사주를 오는 9월16일까지 석달간 장내에서 매입키로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총 55억원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2000년부터 거의 매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2006년에는 한해 동안 네차례에 걸쳐 매입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동안 뜸했으나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입 금액은 매번 다르지만 지난해에는 5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각각 108억원과 106억원, 총 214억원을 들이기도 했다.
이렇게 확보한 자사주 가운데 일부는 임직원에게 나눠준다. 신영증권은 지난 3월에도 보통주 5227주, 시세로 약 3억원치의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 차원에서 처분했다. 처분 주식의 상당수가 원종석 대표이사 부회장 몫(3786주)으로 돌아갔다.
대신증권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지난 11일까지 한달반 동안 장내에서 보통주 150만주를 취득했다. 총 198억원을 투입했다.
대신증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전체 주식 5077만주(보통주 기준) 가운데 자사주는 기존 938만주에서 1088만주로 확대됐다. 비율로는 21.44%, 시세로는 1558억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