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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네~" 극적으로 '기사회생' 한 펀드들

  • 2019.08.30(금) 14:29

50억 미만 소규모 공시로 해지 위기
회사가 고유자산 투자해 살려낸 펀드

펀드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면 소규모펀드로 정리 대상이 된다. 하지만 올해엔 소규모펀드 공시가 난 후 회사의 고유 자본 투입으로 극적으로 살아난 펀드들이 눈에 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투자신탁의 원본액이 설정 후 1년이 지난 후 1월간 계속해 50억원에 미달하면 소규모펀드 공시 의무가 있고, 해당 집합투자기구는 해지될 수 있다. 다만 회사 전체 공모 펀드 중 소규모 펀드를 5% 미만 비율로 유지하면 당장 폐지는 면할 수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일본 4차산업혁명 펀드'와 KB자산운용의 'KB MENA 펀드'가 소규모펀드로 공시 후 회사가 자체 자산을 투입해 해지 위기를 면했다.

한국투신운용의 '일본4차산업혁명펀드'는 자율주행, 헬스테크, 스마트농업, 핀테크 등 일본의 경쟁력 있는 산업에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찾아 약 70~10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7월 출시와 함께 시드 머니 차원에서 28억원의 고유재산을 투입했으나 설정 후 1년 후인 지난달 26일 기준 설정액이 36억원에 그쳐 소규모 펀드 공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유재산을 제외하면 8억원 수준의 자금만이 공모됐다는 뜻이다.

이에 한국투신운용은 고유재산 투입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한·중·일 4차산업펀드 시리즈로 회사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상품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과 함께 한일 간 관계 악화 등 시기적으로 펀드로 자금 유입이 안 되자 회사가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이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고유재산 투입을 연장해 원활한 펀드 운용을 함으로써 향후 고객자산이 더 유입돼서 50억원이 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2008년 출시한 'KB MENA 펀드'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설정액이 48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소규모 펀드 지정 후 회사가 2억원을 투입해 살려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관련 해외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최근에서야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을 위해 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19%, 6개월간 수익률은 8.05%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중동, 북아프리카에 집중투자 하는 펀드"라며 "이 지역은 발전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금융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새로운 신흥 시장으로써 균형 잡힌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소규모 펀드 지정 건수 자체가 크게 줄고 있다. 이미 소규모펀드는 한차례 대규모로 정리돼 운용사들이 전체 펀드의 5% 미만 수준으로 소규모펀드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성장성이 있는 펀드 위주로 상품을 출시하면서 상품의 양보다는 질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또 펀드를 출시하면서 회사 고유 자산이 30~50억 수준의 시딩 머니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점도 소규모 펀드 발생 건수를 줄이는 요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런데도 소규모 펀드로 지정되면 완전 해지, 혹은 다른 펀드로 편입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며 "간혹 기준선에 아깝게 못 미칠 땐 추가 판매를 통해 소규모 펀드 지정을 해지하기도 하지만, 회사가 공을 들인 상품은 고유 재산을 투입해 유지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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