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급류를 만났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1세기 들어 세 번째이다.
이전 두 번은 온전히 '인재'라 할 만하다. 첫 번째는 인터넷이 가져다 줄 미래를 보여준 기업들을 과대 평가한 데에 따른 후유증이었다면, 두 번째는 주택 보유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신용을 사용한 탐욕의 결과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초기에 시큰둥하였던 유럽과 미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역은 정부 차원의 대응 여하에 따라 그 확산 정도가 좌우되고, 선거를 앞둔 국가들에서는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논쟁이 활발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있는 여의도에서는 시장의 움직임에서 메시지를 얻으려 한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사태는 이전 두 번과 조금 다른 점을 발견한다.
이전의 질병 사태에서 보았던 것과 초기 대응이 다르다. 코로나 발병 초기 미국과 유럽 시장의 반응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새로운 종이 중국에서 발병하였으며, 당국의 정보 미공개로 인한 조기 방역 실패 사례로 판단하고 중국인들의 입국을 막는 것으로 대응하였다. 그렇게 '바다 건너 불구경'하는 분위기 속에 주식 시장들은 강세 국면을 이어 갔다.
필자의 관심은 고객들과 다르지 않다.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할 것인가? 투자 이후 수익률과 관계없이 위험 자산을 축소하여 현금 비중을 확대할 것인가? 일부 시장참가자들이 주장하듯,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비둘기 정책'들에 기대하여 보유 또는 추가 매수할 것인가?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것은 화물을 싣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보유하는 위험 자산은 선박에 실은 화물과 같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운송 대금을 받듯 자산들로부터 기대하였던 수익을 창출한다. 지금 높은 파고와 강한 폭풍으로 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다.
모든 배가 목적지를 정하고 항해하듯 포트폴리오 또한 목표로 정한 수익률과 위험이 있다. 설정 당시 그 이전 상당 기간의 수익률과 표준편차 등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적 자산배분'의 산물이다. 그 상당한 시간 안에는 지금과 같은 사태들도 있었을 것이다.
풍랑을 맞은 지금, 포트폴리오가 이번 사태와 같은 국면들을 제대로 반영하였는가 여부를 점검하여야 한다. 그 결과 '그렇다면' 목표를 향하여 화물을 싣고 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기간을 연장하여 유사 국면의 데이터들을 반영하도록 당시 적용한 '전략적 자산배분' 시스템을 재가동할 것을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