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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재무제표 주석 공시, 내년부터 표준화된다

  • 2020.05.04(월) 10:29

일반 투자자도 엑셀로 상장사 비교·분석
이상징후 신속 발견, 재무분석 비용 절감

기업별로 제각각 작성돼 활용이 어려웠던 재무제표 주석 공시가 표준화된다. 이렇게 되면 일반 투자자도 상장사 재무제표 및 주석을 엑셀 프로그램으로 쉽게 분석할 수 있고, 이상 징후가 있는 기업들을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자공시시스템(DART) 이용자에게 보다 유용한 상장사 재무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재무제표 주석에 대한 표준화 및 데이터화'에 착수했다. 우선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표준체계와 작성 규칙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이 개발하려는 것이 주석에 대한 XBRL(재무보고전용언어)이다. XBRL은 기업보고용 국제 표준화 언어를 말한다.

재무제표 상의 매출, 영업이익 등 각 계정과목의 수치와 항목에 표준 식별코드(태그)를 부여, 각 기업이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해석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비교하고 싶은 일반 투자자는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해 쉽게 비교 분석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이 제도를 2011년부터 도입, 상장사 재무제표 본문의 새 재무언어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본문 내용이 아닌 주석은 의무화 대상이 아니어서 반쪽짜리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석은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담긴 재무제표 본문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계처리 방침이나 주요 계정별 상내 내역 등의 정보가 기재돼 있다. 이에 따라 본문과 주석을 함께 분석해야 해당 기업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다.

재무제표 주석 표준화가 완성되면 일반 투자자의 상장사 재무 분석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데 바이오와 제약 상장사의 자금조달로 사용되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발행일과 만기일, 청구권 내역 등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고 조기 상환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을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다.

아울러 각종 정보를 활용한 고급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가치투자가 활성화되는 등 자본시장의 건전한 성장도 예상된다.

기업들도 재무보고 자동 검증 및 주요사항 표준양식 제공 등을 통해 회계기준 등 규제 대응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 데이터에 내장된 연산기능을 통해 재무제표와 주석 간의 내용 불일치 등 오류가 자동 식별되고, 표준양식에 맞춰 지분구조 변동, 약정사항, 특수관계자 거래 등 주요사항의 누락이 방지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 감독면에서도 한계 기업이나 산업 리스크 등을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게 된다. 예컨데 유사집단의 매출액 증가율 대비 매출채권 증가율 비교분석을 통한 매출채권 허위 계상 등의 분식회계를 찾아낼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재무제표 주석에 대한 표준화에 이미 착수해 현재 본문 및 주석을 XBRL로 공시하고 있으며, 유럽은 올해 본문에 이어 오는 2022년부터 주석도 XBRL로 공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신속하고 정확한 재무정보 수집·분석을 통해 정보 비대칭성이 개선되고 가치투자 활성화 등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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