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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임박했는데"…평행선 달리는 '공매도 금지 해제' 논란

  • 2020.08.19(수) 08:41

지난 13일 공매도 토론회서 투자 주체 간 간극 뚜렷
증권가 시각 제각각…개미 "공정 거래질서 확립해야"

공매도 논란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마감 시한이 임박했지만 아직까지 연장과 중단을 놓고 팽팽한 대립 구도가 그려지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방향키를 쥔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두고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공매도 정책 결정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는 반면 일부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시 시장 조정을 야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왼쪽부터) 고은아 크레딧스위스 상무,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안희준 한국증권학회장,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비즈니스워치

◇ 토론회, 공매도 역기능 VS 순기능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6개월 간 한시적으로 금지된 공매도 유효기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도 연장과 재개를 놓고 각 투자주체들 간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공매도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가운데 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는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해, 투자자들을 대변 단체를 통해서는 부작용에 대한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

고은아 크레딧스위스증권 상무는 "3월16일부터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외국계 투자 회사들 중 헷지수단으로(공매도를) 사용했거나, 롱쇼트 전략으로 사용했던 펀드들은 본인들이 사용했던 헷지전략 부재해지면서 한국 시장을 꺼려하게 됐다"며 "아무래도 그런 자금들은 투자 제약이 덜한 다른 시장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롱쇼트 전략이란 저평가된 기업주식은 매수(롱)하고, 고평가된 주식은 공매도(쇼트)하는 투자 기법으로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로 활용하는 매매 형태다.

그는 "현재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가 장기화된다면 그런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자금의 유출이나 유입에 있어 기존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 주식 시장이나 외환시장에 큰 영향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가 주가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측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공매도를 금지했을 때 주가가 방어되고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지에 대해서는 실증적으로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공매도의 시장 영향에 대해 별다른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차입 공매도를 포함해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엄벌로 대응하는게 합리적"이라면서도 "공매도는 주식 신용 거래와 유사한 제도로서 방향성만 다를 뿐 구조는 같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공매도의 역기능에 대해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10년 동안 이어진 국내 주식시장의 박스권이 공매도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요국 주식시장은 10년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제자리 걸음만 하다 이제 오르기 시작했다"며 "어느 한쪽만 이득을 보면 평등권에 위반되는데 그간 누가 돈을 벌고, 잃었냐"고 강력히 비판했다.

유튜브 삼프로TV채널을 운영하는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은 "지금 밖에서 이 습한 날씨에 생존의 문제라고 시위하는지 저는 모르겠다"며 "이건 시스템에 대해 우리 투자자들이 느끼는 괴리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공매도 관련해 비교 대상을 대체로 미국과 같이 굉장히 효율적인 시장으로 하다 보니 우리 시장의 논의 구조가 왜곡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 개미들 "큰 거 바라지 않아…공정한 게임이면 된다"

이날 토론회가 열리기 약 1시간 전부터 토론회장 앞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개인 투자자들은 피켓을 들고 좁은 도로 양편에 나눠 서서 공매도 폐지에 대해 목청을 높였다. 

가만히 있어도 옷이 금세 땀으로 얼룩질 만큼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투자자들이 그간 겪은 피해와 설움에 대해 성토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위현장을 찾은 투자자 A씨는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가치, 기대감을 통해서 주주로서 부가가치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펀터멘털에 문제가 없고 정상적으로 성장을 해나가는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공매도 제도로 인해 소모적인 머니게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코스피지수가 2400을 넘어섰는데 일부에서는 버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 같다"며 "선진국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우상향을 거듭한 반면 우리는 공매도 세력들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이익이 언제나 제한받아 왔다"고 씁쓸해 했다.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한 또 다른 소액 투자자 B씨는 공청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관계 당국에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여부에 대해 유지할지, 해제할지 토론회가 열린다고 하는데 얘기가 잘됐으면 좋겠다"며 "꼭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만 할 수 있는 제도지 개인 투자자들은 사실상 접근이 제한돼 있다"며 "이번 기회에 공매도를 추가적으로 6개월 연장하고 나서 잘못된 제도에 대해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반대편에서 목청껏 공매도 금지 폐지를 외치던 투자자 C씨는 "이 무더운 날씨에도 토론회가 열리는 은행회관에 나온 이유는 이 현장에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겠지만 생업에 바뻐 나오지 못한 다른 투자자들을 대표하기 위해 나왔다"며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큰 거 바라는 게 아니다"며 "공정하고, 정의롭고, 정당하게 거래 질서가 유지되는 시장 환경을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 증권가 시각도 제각각

공매도 금지 조치를 두고 증권가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감지된다. 조치가 해제돼 공매도가 재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반면 추가적으로 연장을 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하락분이 해소됐고, 지난 3월 중반 공매도를 금지했던 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도 5월 중반 이를 모두 해제했다"며 "개인에 대한 공매도 활성화 조치가 포함된다면 해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 팀장은 "지수 자체는 많이 상승했지만 경제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시점이기에 공매도 금지는 연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장이 온전히 안정화 됐을 때 해제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증시 방향성은 공매도 금지 연장 및 재개 여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적인 평가다. 다만, 일부에서는 해제가 될 경우 시장의 조정을 야기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 부장은 "조치가 유지돼도 단기적으로 방향성과 관련해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지만, 개인 자금 과열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시장 가격 발견 기능이 떨어져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며 "반대의 경우 종목별 매력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증시 가격발견 기능의 개선으로 한국증시가 효율적인 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지가 된다 해도 기업들의 펀더맨탈 대비 상승이 컸고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 또한 약하기 때문에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며 "개인들의 신용 잔고 역대 최고 기록으로 인해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 기대가 약하고 외국인의 매수 또한 제한되기 때문에 지수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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