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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자본금 Flex 해버렸지 뭐야

  • 2020.09.15(화) 09:00

브릿지바이오 사례로 읽어보는 무상증자 의미
기업가치 변함없지만 거래활성화로 주가상승 기대
회사 성장 확신있어야 가능.. 주식배당과 유사 효과

오늘 공시줍줍에서 알아볼 주제는 무상증자예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무상증자란 키워드를 넣고 검색해보면 최근 두 달 사이에만 열 군데가 넘는 상장회사가 무상증자 결정을 발표했어요.

증자(增資)는 자본금을 늘리는 것. 자본금은 액면가*발행주식수로 이뤄져요. 그래서 자본금을 늘리려면 주식을 새로 발행해야 해요. 이때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들에게 돈 받고 팔면 유상증자 공짜로 나눠주면 무상증자라고 해요.

브릿지바이오란 코스닥상장회사가 최근 무상증자를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브릿지바이오 9월 8일 무상증자 결정

브릿지바이오는 신약 후보물질의 독점실시권을 확보한 후 적절한 개발단계에서 국내외제약사에게 다시 독점실시권을 재판매하는 것이 주된 사업인 회사. 작년 12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어요.

먼저 공시내용을 보면.

<브릿지바이오 9월 8일 무상증자 결정 공시>

- 신주(보통주)의 수 1277만4116주
-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638만7058주
- 증자 후 발행주식총수 1916만1174주
-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 2주
- 신주의 재원: 주식발행초과금
- 신주배정기준일 9월 23일
- 신주 상장예정일 10월 15일

# 1주 사면 2주 공짜로 주는 무상증자

브릿지바이오가 주주들에게 주식을 공짜로 나눠주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는데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가 2주' 즉, 1주를 가진 주주에서 2주씩 공짜로 나눠준다는 내용.

마트에서 물건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공짜로 준다는 ‘원플러스원’ 행사를 많이 하죠. 영어식 표현은 'Buy one Get one free' 브릿지바이오는 주식 1주를 사면 2주를 공짜로 준다고 하니 'Buy one Get two free' 인 셈이죠.

무상증자를 하는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들어요. 브릿지바이오는 작년 말 상장이후 기대와 달리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현재 공모가(6만원)를 밑돌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상장 9개월 만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를 발표한 것이에요.

만약 주식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은 기업은 무상증자로 주식수를 한꺼번에 늘려서 거래를 활성화시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요.(물론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어요.)

마트에서 '한개 사면 한개 공짜' 행사를 하는 이유도 물건이 남아돌거나 자선사업 하려는 게 아니라 물건 한 개를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실시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판촉행사인 것처럼 말이죠.

(때론 무상증자는 주가하락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공매도 세력을 방어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되기도 해요. 이 분야 대표 선수가 바로 셀트리온. 예전에 공매도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실시했어요.)

무상증자를 하는 회사들은 비교적 자본적 여유가 있는 회사란 공통점도 있어요. 회사가 돈이 필요하다면 돈을 받고 주식을 팔아야겠죠. 그래서 무상증자는 우리 회사는 탄탄하고 또 앞으로도 ‘잘 될 것’이란 자신감을 주주들에게 알리는 방법, 즉 돈 받고 주식을 팔지 않고도 자본금을 늘릴 수 있다고 플렉스(Flex)하는 표현법이기도 해요.

그렇다고 해서 주주입장에서 막연하게 무상증자 이후 회사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는 것은 금물. 그래서 무상증자가 회사의 재무구조를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 오른쪽주머니에서 왼쪽주머니로

브릿지바이오는 무상증자 재원이 주식발행초과금이라고 했어요. (일반적으로 무상증자 재원은 대부분 주식발행초과금)

*주식발행초과금이란?
말 그대로 주식발행을 하고 남은 돈이란 뜻으로 자본잉여금의 한 종류. 액면가를 초과해 주식을 발행한 금액.
ex) 액면가 1000원인 주식을 5000원에 1000주 발행했다면?
1000원*1000주= 100만원은 자본금
(5000원-1000원)*1000주= 400만원은 주식발행초과금

*자본잉여금이란? 회사가 물건을 팔아서 남기는 돈은 이익잉여금, 주식발행초과금처럼 주식을 발행해서 남기는 돈은 자본잉여금

올해 상반기 기준 브릿지바이오의 자본항목을 보면, 주식발행초과금이 708억900만원. 이 회사의 주식발행초과금은 작년 말 주식시장 상장때 발행한 신주, 그리고 상환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으로 쌓인 것이에요.

브릿지바이오는 이렇게 쌓인 주식발행초과금을 '플렉스'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어요. 그럼 무상증자 이후 브릿지바이오의 자본 구성은 어떻게 바뀔까요. 무상증자도 '증자'의 한 종류인 만큼 일단 자본금이 늘어나요. 늘어나는 자본금은 63억8700만원(액면가 500원*무상증자로 새로 발행하는 주식수 1277만4166주)

그런데 무상으로 실시하는 증자인 만큼 실제 회사로 들어오는 돈은 없어요. 자본금은 늘어나는데 받는 돈은 없으니 억지로 끼워 맞춰야 해요. 그래서 무상증자의 재원이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이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인데요. 주식발행초과금은 회사가 자본계정에 보유하고 있는 것. 즉 원래부터 있던 회사의 재원이죠. 쉽게 말해서 오른쪽 주머니(주식발행초과금)에 있는 돈을 왼쪽 주머니(자본금)로 슬쩍 옮겨서 맞추는 작업을 해요.

(이게 말이야 방구야. 회계조작 아니냐고요? 그건 아니랍니다. 회계 원리상 이렇게 맞추는 것. 애초 주식발행초과금이란 개념이 발생하는 원리도 왼쪽 주머니(자본금)에 다 넣지 못하는 것을 오른쪽 주머니(주식발행초과금)에 옮겨다 놓는 것에요)
 
결론적으로 이번 무상증자가 끝나면 브릿지바이오의 자본구성은 주식발행초과금이 63억8700만원 줄어드는 만큼 자본금 63억8700만원 늘어나요. 왼쪽주머니와 오른쪽주머니의 합계. 그러니까 자본총계는 변함없어요.

# 이론적 주식가치는 변함없어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한다고 했는데 회사의 자본총계가 변함 없으면 내가 가진 주식가치도 변함이 없는 거 아니냐고요?

맞아요. 이론적으론 무상증자를 실시했다고 해서 주식의 가치 또는 기업의 가치가 변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무상증자를 하면 권리락이란 게 생겨요. 권리락은 인위적인 주가조정을 말해요. 가령 현재 회사의 주가가 3만원인데 브릿지바이오처럼 1주당 2주를 공짜로 나눠주는 무상증자를 하면 권리락이 발생(신주배정기준일 전날), 주식 가격이 3분의1인 수준으로 떨어진답니다.

다시 말해서 무상증자 전 1주가 3만원이라면, 무상증자 후 3주는 3만원(1주당 1만원)이 된답니다.

만약 이렇게 인위적으로 주가조정을 하지 않는다면? 3만 원짜리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는데 아무런 주가조정없이 2주를 공짜로 받아서 총 9만원어치를 가지게 된다면 이건 '무상증자'가 아니라 '무상증여'라고 불러야겠죠.

그렇지만 무상증자는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인식되기 때문에 향후 권리락으로 떨어진 조정 폭을 회복하고 주가가 다시 올라선다면 그때 가서 비로소 주주들이 가진 주식의 가치도 오르는 것이죠. 꾸준한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회사라면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했을 때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 보이는 착시효과도 나타나면서 주식거래가 활발해지고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요. 브릿지바이오의 무상증자 결정도 바로 이러한 효과를 기대한 것이죠.

실제로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한 사례를 하나 더 알아볼게요.

코스닥상장기업 에코마케팅은 지난달 주식 1주당 1주를 나눠주는 무상증자를 발표했어요.
1주당 1주를 공짜로 주니까 기존 1주의 가치와 증자이후 2주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맞춰야 해요. 그래서 권리락 발생 전날 종가(5만7900원)의 딱 절반인 2만8950원으로 기준주가를 정해서 거래했어요. 즉 무상증자 전 1주= 5만7900원이 무상증자 후 2주=5만7900원(1주당 2만8950원)으로 계산한 것이죠.

☞관련공시 에코마케팅 8월 19일 무상증자 권리락

권리락 이후 약 한달이 지난 현재 에코마케팅의 주가는 권리락 이전을 모두 회복하진 못했지만 주당 3만원 선에서 거래중.  따라서 무상증자 전후 기업가치는 이론적으로 변함없지만 2주당 5만7900원이던 주식가치는 6만원대로 올라선 것이죠. (물론 모든 무상증자 때마다 권리락 이후 반드시 주가가 반드시 오르란 법은 없다는 점 당연하겠죠. 회사마다 달라요)

# 무상증자와 비슷한 주식배당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알아본 점은 무상증자와 이란성쌍둥이인 주식배당이에요.

배당하면 현금배당이 떠오르지만, 현금 대신 주식을 나눠주는 배당도 있어요. 주식배당을 하면 무상증자처럼 주식수가 늘어나요. 주식수가 늘어나면 당연 자본금도 늘겠죠. 그러나 회사로 실제 들어오는 돈은 없어요. 오른쪽주머니(이익잉여금)에 있는 돈이 왼쪽주머니(자본금)로 옮겨가면서 늘어나는 방식이란 점에서 무상증자와 비슷해요.

주식배당 때에도 무상증자 권리락처럼 인위적으로 주가가 떨어뜨리는 배당락이 발생해요. 무상증자나 주식배당 모두 회사로부터 받은 주식을 시장에서 팔아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주주입장에선 현금배당과 유사한 효과가 있어요. 회사입장에선 단지 돈이 들어오지 않거나(무상증자) 돈이 나가지 않는(주식배당) 정도의 차이.

브릿지바이오는 바이오기업 특성상 실적이 들쑥날쑥한 편이에요. 상장 이후 처음 맞이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도 발생했어요. 무상증자 이후에도 주가가 괜찮은 흐름을 보이려면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고 실적을 잘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겠죠.

브릿지바이오를 포함해 모든 무상증자는 발표일 당시 주주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신주배정기준일까지 주주로 등록되어 있으면 주식을 받을 수 있어요. 브릿지바이오의 신주배정기준일은 9월23일.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이 회사가 그동안 발표한 내용과 공시자료를 차분히 읽어본 이후에 투자판단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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