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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제대로 된 TDF 만들려 논문까지 썼죠"

  • 2020.09.17(목) 16:34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 컨설팅팀 부장
키움 TDF 개발 주역…국내 첫 TDF 연구논문 써
천편일률 TDF, 내 스타일에 맞게 고르는 투자팁

한국은 여전히 타깃데이트펀드(TDF) 태동기다.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운용실적) 기간이 전체 상품 평균 5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9월 현재 전체 운용자산(AUM)은 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만큼 자산운용사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부쩍 커졌지만 아쉬운 부분도, 궁금증도 여전하다. 

TDF 후발주자로 참여해 어느새 출범 3년째를 맞은 키움키워드림TDF를 만든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컨설팅팀 부장을 만나 2020년 9월 TDF 현주소를 물어봤다. 키움 TDF 개발과 마케팅에 참여한 민 부장의 최근 TDF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국내에서는 TDF에 관한 첫 논문이었다. 

민주영 부장은 갈림길에 선 국내 TDF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몇 가지 충분조건이 필요하다고 봤다. 투자자 입장에선 봐도 봐도 구분이 잘 가지 않는 TDF들이지만 투자자 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는 팁도 제시했다.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부장

◇ TDF 자료 불모지…업계와 학계 중간자 역할 자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서 최적의 라이프사이클 투자전략'. 민주영 부장이 최근 쓴 박사학위 논문 제목이다. 이 논문은 국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효용(만족도)을 극대화하는 생애 단계별 연금 기여율과 자산 배분안을 제시했다. 자연스럽게 라이프사이클펀드인 TDF의 투자전략과 시사점도 담겼다. 

민주영 부장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와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하나은행 퇴직연금부 자산운용전문역 등을 거치면서 퇴직연금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렇다 보니 TDF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고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TDF 관련 연구도 했다. TDF가 관련 논문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특히 자산운용업계 현업 종사자가 집필한 논문이라서 의미가 더 크다. 

논문 쓰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민 부장은 논문을 준비하면서 학계조차도 TDF 관련 연구의 불모지임을 몸소 체험했다. 참고 논문을 찾기가 힘들었고 관련 데이터를 모아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하며 작성했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를 위한 발을 떼었고 디폴트옵션 적격상품으로서의 TDF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퇴직금이 원금 보장 상품 위주로만 운용되다 보니 참고 자료는 주로 해외 자산 배분 모델에 국한됐다. 

"물론 이론과 현실은 다를 수 있죠. 하지만 실제 퇴직연금 관련 컨설팅을 하면 축적된 자료가 없다 보니 제대로 설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관련 연구들이 밑바탕이 되고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 시장도 더 레벨업될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국내 TDF가 완벽한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민 부장은 다음 단계로 다양한 TDF 운용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학계와 업계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 천편일률 TDF, 다양한 구조로 진화 필요

앞서 민 부장이 언급한 TDF 시장에서 감지되는 아쉬움은 무엇일까. 국내 TDF 시장은 10개 운용사가 참여하며 어느새 10파전이 됐다. 현재 TDF를 준비 중인 우리자산운용이 올해 중 합류하면 11개사로 경쟁구도가 더욱 확대된다. 

하지만 TDF가 하나둘씩 출시될수록 투자자 입장에선 각 운용사의 TDF 차이를 구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TDF 상품을 선택하면서 '이번엔 이 운용사 TDF를 한번 넣어볼까' 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TDF의 운용 구조인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자체가 거의 동일한 이유가 있다. 글라이드 패스는 연금 투자에서 적립기엔 적극적인 투자를 하다 은퇴기엔 보수적인 투자로 자산 비중을 재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각도를 뜻하는데 경로 흐름이 비슷해 이름을 따왔다.

물론 국내 TDF들의 글라이드 패스가 거의 동일한 것은 퇴직연금 감독규정에서 적립기와 은퇴기 위험자산 비중을 최대 80 대 40으로 가져가도록 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그렇다 보니 엔진은 동일하고 겉모습만 조금씩 다른 차들이 줄줄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됐다.

민 부장은 TDF는 다양한 운용철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국내는 마케팅만 있을 뿐 운용이 없는 것 같다고 일침 했다. 실제 해외의 경우 상대적으로 TDF 구조가 다양한 편이다. 이를테면 사회 초년기에도 공격적인 운용이 부담이 된다고 판단해 은퇴시점처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글라이드 패스 구조도 있다.

◇ 양적 성장 집중으로 시장 왜곡 안타까워

민주영 부장은 TDF 간의 차별화가 쉽지 않아지면서 TDF 판매 시장도 왜곡되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시했다. TDF 시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TDF 설정액이 많은 곳으로 몰리면서 먼저 출시할수록 유리한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운용 자체보다는 규모를 늘리려는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판매사들 사이에선 암암리에 계열사들이 파는 TDF로의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률에 집중하다 보니 각각의 운용사 TDF의 운용철학 등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민 부장은 TDF뿐 아니라 최근 운용사 펀드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한 점에도 아쉽다고 했다.  

"'보이는 것만 믿으라'는 말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TDF뿐 아니라 자산운용업 자체가 수익률이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죠. 당장의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나쁜 펀드인가요. 길게 놓고 보면 수익률을 정말 왔다 갔다 합니다. 가치주 펀드 수익률이 죽을 쑨다고 가치주 펀드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본인 투자 성향 고려한 투자 가능

숫자만 다르고 다 같아 보이는 TDF. 그래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일단 운용사마다 해외 운용사에 직접 위탁을 맡기는 경우와 자문만 구하는 경우에 따라 위탁 보수의 차이가 난다. 일부 운용사는 외국 금융사의 위탁이나 자문 없이 운용하는 곳도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투자자의 몫이다.

TDF의 경우 하위펀드 스타일도 액티브형과 패시브형으로 다르다. 투자비용 역시 차이가 난다. 투자자 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는 방법이다. 

은퇴 시점에 따라 TDF 라인업이 상당히 다양한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은퇴 시점을 맞춰 TDF를 사야 할까.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은퇴시점이 아닌 투자성향에 따라 적절히 배합도 가능하다. 은퇴시기가 당장 2030년이더라도 일부는 2040이나 2050 TDF 통해 공격적인 상품을 골고루 섞을 수 있다.

단순히 퇴직연금용으로 TDF를 살 수도 있지만 일반 펀드처럼 '중위험 중수익' 투자 상품으로 충분히 활용도 가능하다. 실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고 법인에서도 TDF를 일부 자금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마지막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 TDF만의 특징도 물었다. 민 부장은 자신 있게 운용철학을 봐줄 것을 제안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우 LG투신과 우리자산운용,지금의 키움자산운용을 거 오면서 대기업과 벤처 기업의 색깔이 모두 묻어있습니다. 키움 TDF 자문을 하는 SSGA가 은행 계열사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특징이 있죠"

키움 TDF의 경우 비용이 낮은 ETF와 인덱스 투자로 운용 비용을 절감해 업계 최저 보수를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면서 대체자산까지 투자하고 있고 물가연동채 등 좀 더 투자가 정교하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4일 기준 TDF 2025 기준으로 누적수익률은 12%, 1년 수익률은 6.5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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