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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스타트업 이야기]국내 섹슈얼 웰니스 선구자를 기대하며

  • 2020.10.05(월) 13:49

섹슈얼 웰니스(sexual wellness). 얘기하기 편한 주제는 아니다. 창업과 투자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콘돔 시장은 특이하게 일본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발표된 편의점 업체의 통계에 따르면 한 일본 브랜드가 국내 전체 콘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범 기업으로 거론되는 기업이고, 더욱이 지난해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 됐지만 그럼에도 매출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때는 영국 브랜드가 국내시장 점유율 1위였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논란을 빚으면서 해당 브랜드가 밀려나고 그 반사 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콘돔 시장은 약 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한다. 일본 브랜드가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고뒤이어 동아제약, 그 외 중소규모 브랜드가 적은 규모의 시장 점유율을 나누고 있다.

콘돔으로 대표되는 전세계 섹슈얼 웰니스 시장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성생활 필수품은 물론 성적 즐거움을 위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유해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비건 콘돔 생산자로 출발한 서스테인 내추럴(Sustain Natural)은 부녀가 공동 창업했다. 피부에 바르고, 먹는 제품 성분에 신경 쓰는 만큼 가장 예민한 신체 부위에 사용하는 제품의 성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이 회사의 출발점이었다.

창업 후 수십 곳의 벤처캐피털 문을 두드렸지만 보수적인 투자업계에서 결국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하지만 3년후 연 매출 100만달러를 기록했고, 창업 6년만인 2019년 한 생활용품 정기구독 서비스 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며 투자 업계를 놀라게 했다.(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서스테인 내추럴과 달리 벤처 투자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있다. 유기농 여성용품과 성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롤라(Lola, 2015년 창업)는 유수의 투자자들로부터 24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그 중에는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와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레나 던햄, 수퍼모델 칼리 클로스 등 유명인들도 엔젤투자자로 참여하며 롤라의 미래에 베팅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남성이 주로 구매하고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는 점은 무시되어 온 콘돔 시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여성이 직접 구매하고 소지하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게끔 패키징 디자인도 기존의 콘돔과는 좀 다르게 세련되게 개선했다.

국내에도 섹슈얼 웰니스를 고민하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성생활 필수품과 관련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세이브앤코가 대표적이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편견을 뒤집겠다는 의미로 사명도 편견(BIAS)을 뒤집은 세이브(SAIB)라고 정했다. 콘돔을 비롯해 성생활 관련 용품을 판매함과 동시에 올바른 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목적으로 콘텐츠 웹사이트 ‘SAIB-SAID’도 운영 중이다.

성생활 건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과 함께 전범 기업 논란이 있는 브랜드가 시장을 크게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섹슈얼 웰니스, 편견을 깨고 부정적인 선입견을 걷어내고 시장을 뒤흔드는 선구자가 어느 시장보다 더 필요한 영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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