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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시대]③수급 불균형 막고 증시 안전판 될까

  • 2022.07.18(월) 06:11

올해 수급 불균형 더 심화…상황 반전 요원
디폴트옵션, 주가 부양·자금 유입 효과 기대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됐다. 시장에선 디폴트옵션이 퇴직연금의 성과 개선과 더불어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수급 상황을 타개해 줄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면 일각에선 퇴직연금사업자가 디폴트옵션 상품을 계열사 위주로 밀어주면서 제도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디폴트옵션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짚어보고 향후 업계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편집자]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주식시장 일각에선 현재 불안정한 수급 상황을 타개해 줄 도우미가 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껏 누적된 퇴직연금 규모가 상당하다 보니 이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 분위기 반전에 물꼬를 터줄 것이라는 희망에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수급 개선 효과가 확인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추세 잃은 국내 증시 수급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28조원 넘는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51조원 남짓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대폭 축소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왕성한 구매력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상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들은 55조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집중시켰다.

최근 증시의 수급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기관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8조7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이후 5월과 6월 두 달 동안 6400억원 가량을 사들였지만 중반부에 다가가는 이달 현재 다시 7300억원(지난 12일 기준) 이상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 수급 동향도 비슷한 추세다. 간간히 순매수세가 들어오기는 하지만 매도 규모에는 턱없는 수준이다. 외국인은 지난 1분기 8조원가량 순매도했다. 2분기 중에는 5월 한 달간 1720억원어치 사들였지만 4월과 6월에 12조원 넘게 처분했다. 매도 강도는 다소 약화됐지만 이달에도 3000억원 넘는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들의 물량을 받아내고 있는 개인들은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개인들은 28조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작년 이맘때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이 같은 수급 불안정은 당장 쉽게 반전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기금과 같은 기관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있고 외국인 자금은 복잡한 대내외 상황과 엮여 있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반도체나 2차전지 같은 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달러화 강세가 진정돼야 외국인 수급이 유의미하게 들어올 수 있다"며 "기관의 경우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어 당분간 의미 있는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디폴트옵션, 수급 개선 효과는 확실

이런 가운데 퇴직연금의 '짠물' 수익률 개선을 위한 디폴트옵션이 지난 12일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됐다. 그간 국내 퇴직연금은 사실상 방치돼 수익률이 1%대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새 퇴직연금 적립금은 꾸준히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2년 67조3000억원 규모였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이후 5년 만인 2017년에 160조원을 돌파했고, 작년 말 기준 3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3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에 디폴트옵션이 장착되면서 수급 안정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시로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시점은 오는 10월 이후로 예상된다.

현재 디폴트옵션 상품 출시와 관련한 시간표를 보면 다음 달까지 퇴직연금사업자와 관계 부처 간 사전 협의 진행 후 9월 초 기초 심의가 실시된다. 이후 10월 중 심의가 이뤄지면 관련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디폴트옵션 관련 상품이 나오더라도 곧바로 극적인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 유입 창구로서의 역할은 확실하지만 실제 유입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불어 증시와 투자 환경에 따라 자금 이동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고금리 원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할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에 따른) 자금 유입 규모는 주식 투자 비중에 따라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1~2년 동안에는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기는 하겠지만 표면적으로 느낄만한 규모는 아닐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증시 수급 관점에서 디폴트옵션은 장기적으로 주가 부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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