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주 가파른 반등에 나서면서 2400선을 회복했다. 시진핑 3기 출범 후 중국 시장에서 이탈하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대거 유입된 덕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대어급 기업들이 잇달아 연내 상장 계획을 접고 있는데다 기대주들마저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나마 중소형사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코스피, 중국 반사이익에 2400선 회복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는 2483.16으로 마감했다. 지난주 상승세를 지속하던 코스피는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10일 소폭 후퇴했으나 바로 다음날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전 거래일 대비 3.37% 상승했다.
수급에선 외국인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코스피 시장에서 1조86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급격하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차이나 런(탈중국)' 반사이익이 꼽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자 글로벌 기관 등 대규모 자금이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를 찾았고, 이 자금이 국내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실제 운용 규모가 987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은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한국 비중을 늘렸다.
여기에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한때 1400원대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은 현재 1340원선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차이나 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처럼 미국 주정부들이 운영하는 연기금들의 벤치마크 변경이 확산하고 있는 징후는 찾기 어렵다"며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한 전술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면 중국 주식을 팔고 한국 주식을 사는 양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반등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펀더멘털의 긍정적 변화 없이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폭등했기에 수급이 둔화하면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반등은 추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번 반등을 이끈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지난주 들어 둔화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수 상승의 둔화 시그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증시 부진이 계속된 상황에서 일부 회복한 것으로, 아직 증시 환경은 견고하다는 것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강한 회복을 두고 오버슈팅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비관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증시는 뜨거운데 IPO 시장은 '냉랭'
IPO 시장은 대어들의 잇따른 상장 일정 철회로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 8일 전자책 플랫폼 기업 밀리의 서재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측은 철회 이유로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4일과 7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를 통해 예고됐다. 당시 경쟁률은 100대 1에 한참 못 미쳤고, 기관들은 희망 공모가인 2만1500~2만5000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했다.
같은 날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기업 제이오도 상장 일정 취소를 알렸다. 밀리의 서재와 마찬가지로 사측이 원하는 공모가에 비해 기관이 평가한 공모가가 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주 상장 일정을 밟는 기업들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기업 인벤티지랩과 3D 검사장비 제조 및 판매 기업 펨트론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지난 11일 청약을 시작한 인벤티지랩은 14일 절차를 종료한다. 최종 공모가는 1만2000원이며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다. 펨트론은 오는 15~16일 공모청약을 진행하며, 공모가는 8000원이다.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임상시험 검체 분석기업 바이오인프라는 오는 16~17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00만주, 공모 희망밴드는 2만3000~2만6000원이다.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한편 오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개·폐장 시간이 평소보다 1시간씩 미뤄진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은 오전 10시부터 16시30분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