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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라더니…증권사 해외법인도 '추풍낙엽'

  • 2022.11.25(금) 07:26

홍콩·인도네시아 등 현지법인 적자
'리스크 관리 우선' 법인 매각 검토

수익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무대 진출에 힘을 쓰던 증권사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고금리 환경 속 신흥국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홍콩,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현지 법인은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가뜩이나 업황 악화와 자금조달시장 위축으로 허리띠를 조여야 하는 증권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현지 법인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증권사 해외법인 '적자' 속출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해외법인 7곳의 순이익이 1~3분기 누적 기준 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총 7군데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 NH투자증권은 현지법인에서만 37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때 홍콩법인이 284억원가량의 순익을 달성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 법인에서 178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체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홍콩법인은 증권 위탁매매뿐 아니라 채권 운용, 투자은행(IB)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법인이다. 최근 채권금리 상승 등 투자환경이 불안정하게 전개되면서 트레이딩 부문에서 194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위탁매매 수익은 225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9% 줄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도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익이 150억원에서 50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베트남 법인의 순익이 지난해 191억원에서 올해 57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신한투자증권의 해외법인 순익은 57억원에서 67억원으로 10억원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법인의 적자폭이 4억원에서 11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수익 다변화를 목적으로 해외 거점을 공격적으로 넓혀왔다. 국내 증권사들이 현재 경영하는 해외지점, 사무소, 현지법인의 개수는 67곳에 달한다. 

특히, 전통적인 금융 중심지로 꼽히는 홍콩과 싱가포르 외에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지에 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시아 지역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 덕분에 지난해에는 국내 증권사 13곳의 해외법인 순이익이 1년 만에 60% 껑충 뛴 362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도 쉽지않다...매각 검토도 

그러나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 속 증권사 동남아 법인의 영업은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올들어 신흥국 시장의 자금 유출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그간 신흥국 시장은 선진국 대비 고금리로 투자금을 유인해왔지만,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조치로 매력도가 '뚝' 떨어졌다.

더욱이 경기 침체 공포 확산은 신흥국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국면 진입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지속됐으나 내년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관점을 바꿔볼 시점"이라면서도 "다만 환율, 밸류에이션 상대성, 대외환경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신흥국 대비 선진국의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증권업계는 공격적인 글로벌 거점 확대보다는 위기관리로 무게추를 옮기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는 분기보고서에서 홍콩법인 영업과 관련해 "시장 안정화 시기를 면밀히 파악하면서 해외 투자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선별적인 투자기회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목표로 태국법인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태국법인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현재까지 유동성에 대한 문제도 없다"면서도 "내년 하반기까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해 선제 대응 차원에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신흥국 시장의 장기적 성장성을 보고 진출하는 만큼 실제 해외 사업 철회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과 같이 금융 인프라 성장기에 있는 국가에 진출하는 이유는 선제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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