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주가에 불이 붙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선언한지 이틀 만에 공개매수가격(15만원)을 훌쩍 넘겼다. SM엔터 1대 주주인 하이브의 대응설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현 시점 신규 매수는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주가는 경영권 경합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있어 SM엔터가 가진 기업가치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 상황이 끝나면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5만원 웃돈 주가…카카오, 하이브 실패 전철 밟을까?
지난 7일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26일까지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카카오는 SM엔터 주식 최대 833만3641주(총발행주식의 35%)를 주당 15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 전 SM엔터 주식 매집으로 총 4.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SM엔터 지분 39.91%를 확보하며 하이브를 제치고 1대주주에 오른다.
하지만 지난 8일 SM엔터 주가는 전날보다 5.9% 오른 15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 이후 이틀 사이 21.8%나 올랐다.
SM엔터 주가가 15만원을 웃돌면서 카카오 공개매수 성패도 불투명해졌다. 시장에서 거래하는 주가가 장외거래인 공개매수가격보다 높다면, 투자자들이 굳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면서까지 공개매수에 참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도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주가가 공개매수가격(12만원)을 웃돌면서 실패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23만3817주를 확보했는데, 갤럭시아에스엠이 참여한 23만3813주를 제외하면 일반 주주의 참여는 단 4주에 불과했다.
SM엔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선 요인은 하이브가 카카오에 대응해 더 높은 가격으로 대항 공개매수를 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SM엔터 지분 19.43%을 보유한 1대주주 하이브가 카카오에 주도권을 쉽게 내주고 싶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하이브가 선택할 수 있는 방식도 극히 제한적이다. 이미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는 6개월간 블록딜을 통한 장외거래 방식으로는 SM엔터 주식 확보가 불가능하다. 장내매수 혹은 대항 공개매수로 카카오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SM엔터 PER 40배 최초…경영권 경합 이후 조정 위험
지난달 초까지 8만원대에 있던 SM엔터 주가가 15만8500원까지 상승하며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 현 SM엔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실적 예상치 기준 42.2배다. JYP(36.6배), YG(31.6배), 하이브(28.9배) 등 엔터 업종 PER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인 15만원으로 계산해도 PER은 40배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20%가량의 프리미엄을 얹어서 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M엔터를 포함 JYP, YG 엔터 3사의 PER이 40배를 받아본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소 20% 이상 포함이 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 주가는 SM엔터의 기업가치보다 경영권 분쟁 이슈로 크게 올라간 상황으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현용 연구원은 "하이브와 카카오가 경영권 경합을 하고 있으나 일반투자자는 경영권과 무관해 현 가격대 신규 매수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결과가 나오면 경영권 프리미엄만큼은 빠르게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