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이후 국내 증시 거래량이 오히려 연평균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과 직결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다만,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일정기간이 지난 내년부터는 거래대금이 늘고 증권사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11월 6일부터 11월 28일까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8000억을 기록했다. 2022년 일평균 거래대금이 16조원, 2023년 연간누적 기준 19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거래량은 부진한 모습이었다.
다만, 증시 주변 자금으로 분류하는 투자자예탁금은 공매도 금지 직후 2조8000억원 증가했다. 현재는 공매도 금지 이전 대비 7% 증가한 48조원을 기록 중이다.
공매도 금지 이후 증시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월 28일 종가 기준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공매도 금지 이전인 이달 3일 종가보다 각각 6%, 4%씩 상승했다. 이 기간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은 4조29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으나 큰손들이 물량을 받아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4372억원, 3조4413억원을 순매수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 직후에는 증시의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으나,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의 하방을 지지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늘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과거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당시 일정 기간 경과 이후 증시가 상승하는 구간에서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가 내년 6월 말까지로 예정되어 있는데, 내년 투자심리가 회복된다면 과거 사례처럼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예탁금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대한 민감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분석 대상인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에는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