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코스닥 상장사들의 미공개정보 유출, 이용 의혹을 살펴볼 방침이다. 사모펀드가 공개매수를 발표하기 직전 주가가 먼저 선행적으로 움직이자,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공개매수 정보를 미리 인지한 선행매매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비즈워치와의 통화에서 "공개매수 등 중요한 정보가 미리 반영됐다고 의심되는 거래를 살펴보고 있다"며 "의심되는 특정계좌가 있는지 점검한 뒤 조사를 진행할지 결정할 것"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9일부터 오는 5월24일까지 SPC인 한국이커머스홀딩스를 통해 커넥트웨이브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커넥트웨이브의 지분 48.96%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공개매수로 잔여주식을 모두 사들여 상장폐지시키겠다는 목적이다.
공개매수 대상은 김기록 창업자 지분(522만6469주)과 자사주(697만4871주)를 제외한 1664만7864주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고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증권과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MBK파트너스의 지분율은 87.6%까지 오르게 된다. 제안한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1만8000원이며, 매수 대금은 2996억6155만원이다.
문제는 시장에서 먼저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만2000원대였던 주가는 22일부터 오름세를 보이며 1만3000원대 진입했다. 공개매수 발표 직전 거래일이었던 26일에는 하루만에 18.85% 뛰어 1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공개매수 발표일에도 14.84% 추가 상승해 이미 주가는 공개매수가격에 육박했다.
주가가 확 뛴 26일 기관투자자는 1억6800만원어치, 외국인은 9억3000만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마찬가지로 사모펀드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락앤락의 상황도 비슷하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18일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이미 주가는 전날(17일) 11.6% 급등했다.
작년 말 진행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도 선행매매 혐의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은 바있다. 당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했는데, 경영권 분쟁 상대였던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측이 선행매매 혐의가 있다며 당국에 조사를 요청하면서다.
다만, 금감원은 사모펀드의 공개매수를 진행한 종목이 전부 조사 대상이 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공시되기 전 미리 주가가 올랐다는건 미공개정보 이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살펴보는 것일 뿐, 사모펀드가 공개매수를 하기 때문에 살펴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