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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증권사, 금융소비자 중심 DNA 이식해야"

  • 2026.02.10(화) 16:14

코스피 5000 시대 맞아 23개 증권사 CEO와 간담회
모험자본 공급·건전성 관리·부동산 PF 정상화 주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은 증권업계의 현안과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이 원장은 "코스피 5000 시대는 우리 경제가 역동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시장 전반의 확신이 반영된 결과"라며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 헌신한 증권업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다만 이러한 시장 성과가 일시적 흐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중심의 DNA'가 증권사 경영 전반에 이식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거 불완전판매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불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위험 상품의 경우 상품 생애주기 전 단계에 걸쳐 투자자 입장에서 수용 가능성을 고민하고 합리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직원의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고객 이익과 투자자 보호 노력도 핵심성과지표(KPI)에 균형 있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 역시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기업의 잠재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관련된 위험을 인수해 자금을 배분하는 것은 증권사만의 고유한 기능"이라며 "발행어음과 IMA 등 강력한 자금 조달 수단을 갖춘 만큼, 증권사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자본시장의 자금이 실물경제로 흐르게 하는 핵심 도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외형 성장에 치우친 경영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증권사의 자산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질적 건전성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건전성 관리에 실패한다면 투자자 보호와 모험자본 활성화는 결국 헛된 외침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와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및 23개 증권회사 CEO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여신 잔액은 3조6000억원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1조8000억원), 저축은행(1조70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원장은 적극적인 감축을 요청하며 "부동산 PF 정상화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정리가 지연되거나 영업행위에 문제가 있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시스템 정착을 주문했다. 특히 내부통제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CEO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일부 임직원의 불공정거래와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는 명백한 내부통제 실패의 사례"라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책임 경영을 원칙으로 확립하고 이를 내재화할 때"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중소형 증권사에도 책무구조도가 확대 적용되는 만큼, 금감원도 운영 실태 점검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토스증권 등 23개 증권회사 CEO들이 참석했다.

이날 이들은 '생산적 금융의 주역'으로서 자본시장에서의 본질적 소임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금융소비자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CEO 레벨에서 내부통제를 세심히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은 감독·검사기관의 특성상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증권사와는 관점이 일부 다를 수 있지만, 자본시장의 발전이라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결코 다르지 않다"며 "열린 자세로 현장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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