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OS 大戰] ①새 영혼을 탐하다

  • 2013.06.21(금) 11:25

모바일시대 OS 중요도 커져..패권경쟁 본격화
'타이젠' 등 구글-애플 양강체제 대항마 등장

사람에 비유하면 스마트폰 단말기는 '육체', 이 기계를 사용자와 연결하는 운영체제(OS)는 '정신' 혹은 '영혼'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가 보편화된 시대에 하드웨어보다 여기에 깃든 OS는 그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제조사를 비롯해 통신 콘텐츠 등 정보통신(IT)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구글(안드로이드)과 애플(iOS)이 주도하는 모바일 OS 시장이 새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손잡고 새 OS 기반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이르면 내달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타이젠연합의 첫 스마트폰이 나올 예정이고,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폰도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낸다.

 

타이젠 등 신흥 OS는 단말기 제조사를 비롯해 반도체 업체와 통신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업체들은 대부분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도 속해 있다. 폐쇄·독점 전략을 구사하는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로 몰려 들었던 업체들이 이번엔 다른 한쪽에서 ‘탈(脫) 구글’을 내세우며 제3의 세력을 조직한 것이다. 신흥 OS는 안드로이드 같은 강력한 영혼을 갖고싶어하는 IT 공룡들의 합작품인 것이다.

 

◇ 삼성·인텔 주축 타이젠연합 내달 첫 선 

 

타이젠은 신흥 OS 가운데 구글-애플 양강 체제를 깨뜨릴만한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세계 휴대폰,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삼성전자와 최대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인텔을 두 축으로 하는 타이젠 연합은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NEC, 파나소닉, 후지쯔, NTT도코모, 보다폰, 오렌지, 스프린트, 화웨이 등 총 12개 회원사로 이뤄졌다.



타이젠에는 일부 회원사가 갖고 있는 OS도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에 첫선을 보인 '바다'와 인텔-노키아가 지난 2010년 만든 '미고'(MeeGO)가 녹아 들어간다. 미고는 노키아의 '모블린'과 인텔의 '마에모'가 통합된 모바일 플랫폼이다.

 

타이젠연합은 이르면 내달 첫 타이젠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단말기를 만들어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를 통해 일본 시장서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프랑스 통신사인 오렌지텔레콤은 삼성전자와 중국 하웨이가 만든 타이젠폰을 유럽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일본 후지쯔와 NEC 카시오 등도 내년에 타이젠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 모질라 파이어폭스폰도 출격 준비

 

타이젠 못지 않게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다. 모질라재단은 올해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적어도 17개 이상 세계 통신사와 제조사가 파이어폭스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플로러' 같은 인터넷 브라우저 서비스 파이어폭스가 모바일 OS로 변신해 스마트폰에 탑재된다는 얘기다.

 

현재 파이어폭스 진영에는 LG전자와 알카텔, ZTE, 하웨이 등 제조사와 텔레포니카, 아메리카모빌, 차이나유니콘, 도이치텔레콤 등 세계 통신사들이 속해있다.

 

이 외에도 영국 IT기업 캐노니컬의 지원을 받는 '우분투'와  노키아에서 미고 개발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퇴사해 창업한 욜라의 '세일피쉬' 등이 있다. 캐노니컬은 최근 우분투 스마트폰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통신사들과 협의조직을 구성했다. 이 조직엔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도 참여했다. 욜라는 세일피쉬 기반 스마트폰을 오는 10월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 개방성 특징..저가 단말기에 최적화

 

타이젠과 파이어폭스 등 신흥 OS는 공통적으로 개방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일반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HTML5 기반이다. HTML5는 기존 HTML에서 못했던 복잡한 응용프로그램(앱)을 개발할 수 있고,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타이젠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개발 자유도와 호환성이 높아 스마트폰에 자체 서비스를 끼어넣고 싶어하는 통신사들의 입맛에 맞는다. 스마트폰부터 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확장성이 뛰어나다. 어떠한 단말기에서나 끊임없이 앱과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휴대폰과 TV 생산이 주력인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파이어폭스 역시 HTML5과 자바스크립트 등 웹 표준 기술을 채택해 다양한 통신사와 제조사들이 쉽게 쓸 수 있다. 통화 기능이나 인터넷 검색, 이메일 등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기존 인터넷 지식이나 기술을 그대로 활용해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들도 스마트폰에 자체 서비스를 쉽게 넣을 수 있다.

 

신흥 OS가 저가 단말기에 최적화됐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되는 신흥 시장 공략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파이어폭스 진영에는 비영어권 신흥국에서 강세를 보이는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 텔레포니카는 중남미권 통신 시장을 주름잡고 있고, 독일 텔레콤도 동유럽 지역에서 사업 기반을 다진 통신사다.

 

◇ 구글 주도 생태계 이탈 시도


신흥 OS는 태동부터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구글과 애플에 좌우되는 생태계에서 독립하려는 시도다.

 

기존 OS는 폐쇄적이고 통제가 심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애플 iOS의 경우 애플이 외부 개발자들이 만들어 올린 응용 프로그램(앱)을 심사하며 판매에서 유통 여부까지 결정할 권리를 손에 쥐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로 나온 구글 안드로이드 역시 소스코드를 처음부터 협력사에 공개하지 않아 '개방성'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글은 자사 온라인장터 '구글 플레이'를 내세우고 앞세우는 등 스마트 생태계에서 갑(甲) 행세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신흥 OS 회원사들은 비록 구글 안드로이드를 빌려쓰고 있으나 신흥 OS가 흥행에 성공하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원대한 전략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플랫폼 왕좌까지 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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