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가중으로 박병엽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수익성 확보에 '올인'한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10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당분간 수익성 제고라는 큰 틀에서 움직인다"라며 "해외 사업을 축소하고 일정한 수량과 이익이 담보되는 모델만 운영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한 "원가와 비용절감을 위해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업무력을 높여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준우 팬택 대표가 스마트폰 신제품 베가 시크릿노트를 소개하고 있다. |
이날 팬택이 공개한 스마트폰 신제품 '베가 시크릿노트'는 회사 정상화를 위한 절박함이 담겨 있다. 마침 삼성전자는 곡면형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이날 출시했고, 애플은 신형 아이폰을 오는 25일 국내에서 판매하기로 해 이들과 정면 승부도 예상된다.
이 대표는 "급변하는 경쟁 환경에서 팬택이 성공하기 위해선 더욱 팬택다워져야 한다"라며 "기술력과 장인 정신이 녹아있는 혁신적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으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베가 시크릿노트가 그동안 고객의 요구와 평가를 반영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6인치급(5.9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대화면에서 생생한 화질의 영상을 즐길 수 있고, 뒷면에 지문인식 등이 가능한 보안버튼(시크릿키)를 달아 개인 사생활 보호에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제품 사후 관리를 위해 이마트에 서비스센터를 추가로 개설하고 지속적인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펼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팬택의 장래에는 많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으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최소한 1년 안에 50년 이상 영속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팬택이 이날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는 출고가가 90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 제품은 이르면 오는 15일에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된다.
팬택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베가 아이언' 등 전략 스마트폰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진 마케팅본부 부사장은 "연초 시장 점유율은 15%였으나 최근 1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라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베가 아이언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가 아이언은 스마트폰 테두리 전체를 금속으로 처리해 금속 특유의 단단한 내구성과 멋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은 제품이다. 올해 4월 발표된 베가 아이언은 현재 50만대 정도 시장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베가 아이언은 올해 나온 제품을 통틀어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제품이나 흥행은 잘 되지 않았다"라며 "이 제품이 LTE-A를 지원하지 못해 통신사들로부터 사업적 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공개한 시크릿노트는 LTE-A를 지원해 3개 통신 사업자를 통해 판매하면 시장 점유율이 다시 15%까지 오르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택은 경쟁사 삼성전자가 내놓은 곡면형 스마트폰이나 시계형 스마트기기(갤럭시기어) 같은 제품에 대해선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출시 계획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박 부사장은 "커브드(곡면형) 제품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으나 실제로 사용하면서 편리함을 주는 부분이 뭐가 있을 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웨어러블PC 제품들은 시장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어떤 편리성을 주는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