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전화기 과태료 논란.. 정부가 자초한 해프닝

  • 2013.10.13(일) 18:42

구형 무선전화기 사용종료, 갑작스런 과태료 조치
인터넷 비난여론 확산..정부, 홍보않다 뒤늦은 해명

일반 가정에서 많이 쓰는 무선전화기. 내년부터 받기만 해도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가 900메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구형 아날로그 방식의 무선전화기 사용 기한을 올해 말로 정해 놓은 사실이 새삼스레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반 이용자에게도 과태료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인터넷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의 배경에 '특정 기업 봐주기'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반발 여론이 커졌다.

 

정부가 나서 일반인에게 과태료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관련 내용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논란의 시작은 한 언론 보도로부터 일어났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사용금지 조치로 900㎒ 대역 무선전화기를 받기만 해도 내년부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상파 TV 방송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 것처럼 무선전화기도 디지털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보통신부 시절인 지난 2006년 10월 관련고시를 개정하면서 900㎒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구형 무선전화기 사용 기한을 올해 말(12월31일)로 정해놨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900㎒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아날로그 방식의 무선전화기를 사용하는 이용자 수는 현재 1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파법 상에 규정된 과태료가 일반인에게 적용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다. 일반 이용자도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될 수 있어 인터넷 상에서는 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특정 기업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해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900㎒ 대역은 KT가 지난 2010년 주파수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대역이다. 당시 KT는 2014년부터 아날로그 무선전화기 사용이 종료되는 것을 알고 경매에 참여해 이 주파수 대역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대역이 무선전화기 대역과 겹쳐 간섭 현상이 발생하자 KT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LTE-A(어드밴스드)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언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아날로그 무선전화기 900㎒ 대역 사용 종료가 KT의 주파수 간섭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조치 아니냐는 주장이 알리지면서 인터넷 상에서는 정부가 특정 기업을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다 일부 연예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인맥구축서비스(SNS) 상을 중심으로 정부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이 무선전화기 과태료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2일 해명 자료를 내고 올해 말로 종료되는 900㎒ 대역 아날로그 무선전화기를 사용해도 단속이나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올해 말로 이용이 종료되는 무선전화기는 아날로그 무선전화기이며, 대부분 2007년 이전에 생산된 구형모델로 현재 8만~9만대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아날로그 무선전화기 이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이용기간 종료이후에도 단속 및 과태료 부과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900㎒ 아날로그 단말기를 유통하는 행위는 처벌하더라도 개인 이용자에 대해서는 단속이나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래부는 이용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무선전화기 교체가 이루어지도록 관련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종록 미래부 2차관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윤 차관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금년말 이용이 종료예정된 일부 아날로그 무선전화기에 대해 여러분께서 불편하지 않도록 과태료 부과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을 계획이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응해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같은날 미래부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올해 말로 이용이 종료되는 무선전화기는 900㎒대역의 아날로그 무선전화기"라며 "900㎒ 대역의 아날로그 무선전화기는 대부분 2007년 이전에 생산된 구형 모델로 일부에서만 사용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국민들께서 사용하실 것으로 예상되는 1.7㎓/2.4㎓ 대역의 디지털 무선전화기는 이용종료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래부가 이 같은 내용을 미리 알리지 않다 사태가 커지자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는 비난은 비껴가지 못할 전망이다. 미래부는 900㎒ 무선전화기 사용 종료 사실을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올리는 것 외에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홍보하거나 캠페인을 벌이지 않았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달부터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으나 미래부는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 결국 이번 해프닝은 미래부가 자초한 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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