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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규제 광풍] ③SNS·오픈마켓, 안방 '초토화'

  • 2013.11.12(화) 09:02

인터넷산업 전방위 해외업체 '점령'
모바일 시대, 쏠림현상 심화 우려

토종 인터넷 업체들이 규제로 인해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는 동영상 외에도 다양하다. 인맥구축서비스(SNS)와 오픈마켓, 온라인게임 등 산업 전방위에 걸쳐 있다. 해외 업체들은 각종 법률과 규제를 피하며 사업을 하는 반면 토종 업체들은 규제에 발목이 잡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얼마전 '미투데이'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미투데이는 140자 내외 단문 인맥구축서비스(SNS)로 트위터의 대항마였다. 한때 국내 시장에서 트위터 보다 영향력이 컸으나 지금은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자체 역량이 트위터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에 못 미친 이유도 있으나 인터넷 실명제 등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트위터는 본사 및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미투데이 외 다른 토종 업체들도 트위터 공습을 견뎌낼 힘이 없다. KTH의 '푸딩 투'와 다음의 '요즘', SK컴즈 '씨로그'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서비스를 접었다. 미투데이만이 근근히 명맥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에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토종 SNS는 사실상 전멸했다.

 

트위터가 국내 단문 SNS 시장을 휩쓸었다면 페이스북은 절대 부동의 1위였던 싸이월드를 내몰았다. 싸이월드는 지난 2010년 갑자기 불어닥친 페이스북 열풍에 흔들리면서 '국민 SNS' 자리를 페이스북에 내줬다. PC 기준으로 2010년 2300만명에 달했던 싸이월드 순방문자는 3년이 지난 지금 절반 정도인 110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오픈마켓이나 온라인 게임에서도 토종 기업이 해외 경쟁사에 밀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픈마켓 시장은 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한 미국의 이베이가 2009년 1위 업체인 G마켓까지 인수하면서 시장을 평정했다. 옥션과 지마켓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60%를 넘어선다.

 

▲ 정치권이 이른바 '게임중독법'을 추진하면서 게임 업계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구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오프라인에서도 서명 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게임 시장도 마찬가지다. 국내 PC 온라인 게임시장은 이미 해외 게임들에 안방을 내줬다. 중국 텐센트가 인수한 라이엇게임스의 리그오브레전드가 40%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EA의 '피파온라인3'의 점유율까지 합치면 해외 게임사의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일명 '게임 중독법'이 통과되면 게임 산업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온라인게임 업체 관계자는 "게임을 도박과 같이 취급하면 이 분야에 인력이나 투자금이 더 이상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과거 규제는 포커와 고스톱 같은 일부 사행성 게임에만 국한됐으나 중독법은 게임 전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실상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모바일 앱 순설치자수(9월 기준) 15위 내 토종 앱은 카카오톡 등 3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구글이 휩쓸었다.

 

 

국내 업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인터넷 산업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구글 등 해외 업체로 서비스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모바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는 국내 모바일앱 순설치자 수 상위 15개 앱 가운데 12개를 휩쓸고 있다. 상위 15개 앱 가운데 토종 앱은 카카오톡(6위), 카카오스토리(10위), 네이버(14위) 3개에 불과하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정부 규제는 국내에 서버를 둔 토종 업체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해외업체는 세금도 내지 않는데 규제도 받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의 규제 잣대도 예전 PC 시대 상황을 가지고 만든 것"이라며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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