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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MS, 결국 '빌게이츠 카드'

  • 2014.02.05(수) 14:58

발머 후임에 내부 발탁 인사
빌게이츠 현업복귀가 더 눈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인도 출신 사티아 나델라(46) 수석 부사장이 임명됐다. 스티브 발머 CEO가 '자진 은퇴'를 선언한 지 6개월 만이다. 언론의 관심은 신임 CEO 보다 빌게이츠(58) 창업주로 쏠리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게이츠가 '기술고문'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 빌 게이츠 MS 창업주

MS는 4일(현지시간) 나델라 수석부사장을 3대 CEO로 임명하고, 게이츠 이사회 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대신 기술고문을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게이츠 의장은 지난 2000년 발머에게 CEO 자리를 내줬다. 2008년에는 상근 임원직 마저 그만 두면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이후 260억달러 규모의 자선활동 단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외부 활동에 집중했다.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얼핏 MS와 거리가 더욱 멀어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사회 의장에서 일반 이사로 직급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이츠가 신임 CEO를 보필할 기술고문이란 직함으로 측면 지원한다는 점은 경영 복귀를 의미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게이츠는 "기업 구조를 크게 바꾸는 시기에 나델라 부사장 만큼 지도자로 어울리는 인물이 없다"라며 본인이 회사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복귀는 MS의 사업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다. MS는 PC 운영체제(OS) '윈도'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로 성장했으나, PC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OS 분야에선 구글과 애플 등에 밀려 존재감을 잃고 있다. 윈도 OS가 수요 감소에 직면하면서 재고 조정과 가격 인하로 이어져 회사 수익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게이츠 뒤를 이어 MS 중흥기를 이끈 발머 CEO는 바뀐 IT 환경에 자신의 경영 능력이 한계에 부딪힌 것을 인정하고 지난해 8월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MS 주주들은 발머와 함께 게이츠도 회사에서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이츠가 표면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이사회에 참석해 새로운 전략 도입을 막거나 CEO 권한을 제한하는 등 너무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다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게이츠가 MS 사업에 방해가 되고 있어 발머와 함께 퇴임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나델라 CEO와 게이츠 기술고문' 조합은 흔들리는 MS를 붙잡아 줄 최상의 카드로 보인다. MS는 엔지니어들의 자존심이 지나치게 높아 외부 인사가 CEO로 영입될 경우 조직을 장악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20년간 MS에 몸 담아 온 나델라 부사장을 CEO로 승진시키고 게이츠를 CEO의 보호자 역할을 맡게 한 것은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구심력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신임 CEO를 내부에서 발탁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개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MS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온 '기술통' 나델라 부사장이 최선의 선택이란 의견도 있다. 나델라 신임 CEO는 미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지금의 오라클) 출신으로 지난 1992년 MS에 합류해 클라우드 법인 부문을 맡아왔다.

 

MS는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걸고 부활을 노리고 있으나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바일에서는 애플과 구글, 클라우드에서는 아마존닷컴이라는 쟁쟁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게임기에서도 일본 소니가 버티고 있다. 

 

그동안 발머 CEO는 단말기와 서비스 두 영역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의 태블릿PC를 제조하는 등 바뀐 환경에 대응해왔다. 휴대폰 명가 노키아를 인수한 배경도 여기에 있었다. 나델라 신임 CEO도 발머의 경영 방침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혁신적인 제품을 신속하게 내놓는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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