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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브레이커' 기대반 우려반

  • 2014.04.17(목) 15:01

이통3사, 취지엔 공감..각론선 엇갈려
제조사·판매점, 판매 감소로 직격탄 우려

번호이동 자율제한제 이른바 '통신판 서킷 브레이커'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자는 취지에 대해선 이통 3사 모두 공감하고 있다. 다만 번호이동 제한 발동 기준 등 세부 사항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이해가 엇갈릴 전망이다. 휴대폰 제조사와 판매점은 시장 안정화가 자칫 제품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염려하는 모습이다.   

 

최성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6일 이통 3사 대표들과 만나 번호이동 자율제한제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방통위와 이통사들은 제도 도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영업정지가 끝나는 내달 중순부터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통사들의 영업정지는 내달 19일 종료된다. 이통 3사는 앞으로 번호이동 자율제한제 도입을 위한 세부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오후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휴대폰 상가를 방문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이 제도는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급등이나 급락할 경우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를 이통 시장에 접목해 번호이동 과열을 잠재우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과도한 수준으로 오르면 이통사업자가 전산망을 한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방통위는 현재 이통 시장의 과열 기준을 2만4000건으로 삼고 있어, 이 기준을 서킷 브레이커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이통 3사는 서킷 브레이커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과열된 보조금 경쟁을 잠재울 수 있어 마케팅 비용 절감→수익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시행된다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정부 정책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LG유플러스는 이 제도가 시장 고착화 우려가 있어 반대했으나 입장을 바꿨다. 여기에는 최근 2년간 자사로 넘어오는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배여 있다. 보조금 '실탄'이 많은 1,2위 사업자들과 정면 승부를 계속하는 것이 버겁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가 오히려 유리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다만 과열 판단 기준을 어느 선으로 정할 것인지에 따라 업체간 유불리가 갈릴 수 있어 이 부분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시장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수준을 낮추자는 입장이고, 3위 LG유플러스는 더 높게 허용하자는 쪽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제도 취지는 좋지만 세부 사항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입장이 나뉠 수 있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제조사와 판매점은 서킷 브레이커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이통사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 경우 휴대폰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영업정지 조치에서도 나타나듯 시장 규제는 이통사보다 제조사나 판매점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휴대폰을 한대라도 많이 파는 것이 이익이라 시장이 냉각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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