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올 1분기 반도체와 가전제품 등의 실적은 전분기 보다 떨어졌으나 유독 휴대폰 부문만 두각을 나타내면서 '모바일 쏠림' 현상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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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연결 기준) 공시를 통해 휴대폰 생산을 맡고 있는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6조4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5조4700억원) 보다 18% 늘어난 것이며 전년동기(6조5100억원) 보다는 1.2%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 예상치(5조8000억원~6조원)를 크게 웃돈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조5100억원 기록하며 6조원대를 처음 돌파했다가 작년 4분기 들어 6조원대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1분기 IM 부문의 매출액은 32조4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 줄었다. 전년동기(32조8200억원)와는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7%로 전분기(65.8%)보다 무려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최고치였던 작년 1분기(74.1%) 기록을 갱신하는 것이다. IM 부문의 이익 비중은 작년 2분기 들어 65%대로 떨어졌으나 3분기만에 70%대를 회복했다. 모바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삼성전자 사업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만 하다.
1분기가 휴대폰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오히려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무 전무는 실적발표 이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시장은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및 태블릿 전체 수요가 전분기 대비 큰폭으로 감소했으나 당사는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라며 "태블릿PC 역시 비수기임에도 13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이 선전한 것은 중국에서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LTE폰 수요가 늘어난데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 저가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갤럭시S4 및 갤럭시노트3의 견조한 판매와 중저가폰인 그랜드2, 에이스3 등의 판매 호조로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전체 휴대폰 판매량이 약 1억1100만대이며 이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70%대라고 소개했다.
'중국 효과'는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 애플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지난 1~3월 아이폰 판매량은 월가 예상치(3900만대)를 크게 웃도는 43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 아이폰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 LTE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무는 "특히 성장할 중국 LTE 시장에서는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격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