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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시장 개척]④실리콘밸리서 훨훨 나는 '미미박스'

  • 2014.05.28(수) 13:48

비즈니스워치 창간 1주년 특별기획 <좋은 기업>
미미박스 하형석 대표 현지 인터뷰
투자자 관심 이어져..韓美 이어 中 공략 준비

[미국 샌프란시스코 = 임일곤 기자] "한국선 안 그랬는데 이 곳에선 일주일 내내 일하게 됩니다. 어제도 직원들과 새벽까지 일했어요. 실리콘밸리에는 미친 듯이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만난 하형석(32) 미미박스 대표의 말이다. 미미박스는 지난 2012년 설립된 국내 스타트업(벤처) 기업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2년도 안돼 미국에 진출하기로 결정, 올해 초 실리콘밸리에 터를 잡았다.

▲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가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실리콘밸리서 실력 인정

 

하 대표는 올 1월 팔로알토에 넘어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도 굳이 실리콘밸리에 터를 잡은 이유는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선 인재가 핵심인데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 대표는 "똑똑한 사람이 많이 있고 그 똑똑함에 비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싸다"고 말했다. 좋은 인재를 많이 모으는 것이 경영자의 꿈일 터인데 이곳에서는 한결 쉽다고 소개했다. 현재 미국 사무실에는 스탠퍼드대 재학생 4명이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이 회사 주력 '미미박스(MEMEBOX)'는 매월 1만~2만원을 결제하면 7만~8만원 상당의 다양한 화장품을 박스에 담아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티켓몬스터'나 '쿠팡' 등이 할인 쿠폰으로 상품을 공동구매하는 '소셜커머스'라면 미미박스는 '신상' 화장품을 정기구독하듯 받아 보는 이른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구독형 전자상거래)' 서비스다.

 

미미박스는 화장품 쇼핑몰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박스를 받아본 회원이 쇼핑몰에도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화장품 배달보다 쇼핑몰로 버는 매출이 더 많다. 국내 쇼핑몰 사이트 외 미국 사이트도 열어놨다. 현재 확보한 회원 수는 한국 사이트에서 32만명. 미국 사이트에서  2만명 가량이다. 680개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는데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좋다고 한다.

 

미미박스는 입소문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창업 첫 해 매출 11억원을 달성했으며, 다음 해인 2013년에는 4배 이상인 50억원을 올렸다. 올해에는 10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 비중은 미국 매출이 차지한다. 하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 수가 사업을 시작한 지 반년도 안돼 2만명을 넘었다"라며 "한국보다 초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고 소개했다.

 

신생기업 미미박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사업 모델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 대표를 포함한 미미박스 이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나는 글로벌 벤처다'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스타트업 육성기관 '와이컴비네이터'로부터 1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와이컴비네이터는 '드롭박스(Dropbox)' 등 10조원대 이상의 기업가치를 갖는 벤처기업을 육성시켜 유명하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 새싹을 발굴·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라는 말도 와이컴비네이터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자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뛰어난 안목을 가진 투자자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검증한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곳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기가 수월해 진다. 유명한 미식가로부터 '맛집'이라고 인정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 미미박스는 책을 정기구독하듯 '신상' 화장품을 매달 집에서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미미박스 국내 사이트(www.memebox.com) 이미지.

 

◇ 미국 이어 중국시장 공략

 

실제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외부 수혈 규모는 20억원. 하 대표는 "최근 꽤 규모가 큰 투자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미박스가 미국으로 발을 뻗은 결정적 계기 역시 '사업 모델 검증'이라는 자신감에서 나왔다. 하 대표는 "와이컴비네이터에서 투자를 받은 한국 기업은 미미박스가 처음"이라며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물론 이곳에서도 회사가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미박스 미국 사무실 한쪽 벽에는 쿠바 혁명가 체게바라와 하 대표 얼굴을 합성한 포스터가 걸려 있다. 자기 생활을 포기하다시피 종일 일만 하는 하 대표를 보고 직원들이 "독하다"며 만들어 줬다. 그가 휴일 없이 일만 하게 된 것은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의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MIT나 스탠퍼드 등 유명 대학 출신들이 미친듯 일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우리보다 더 좋은 사업환경의 기업들이 더 좋은 인재들과 함께 치열하게 일하는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미미박스는 오는 4분기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 활동도 중국 사업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미국에 들어온 지 1년도 안돼 벌써 다른 곳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셈이다. 움직임이 빠른 이유는 미미박스의 사업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배송 중심이다보니 자체 오프라인 매장을 둘 필요가 없는데다 쇼핑몰 서비스도 번역만 하면 쉽게 이뤄진다.

 

하 대표는 "한국 본사가 전략을 짜고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헤드쿼터라면 미국과 중국 지사는 시장 확대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해외 유통업체가 아닌 우리가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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