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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인가제 유지 vs 폐지.. '갑론을박'

  • 2014.06.12(목) 18:05

미래부, 통신요금 규제개선 토론회 개최
이통사·학계·시민단체 내부서도 격론

"국내 1위 이통사(SK텔레콤)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인가제가 폐지되면 SK텔레콤의 구조적 경쟁 우위를 통한 부당행위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신속하게 상품을 내놓기 위해선 규제가 간소화되어야 한다.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해 요금 경쟁을 활발하게 일어나게 하는 게 합리적이다"(하성호 SK텔레콤 상무)

 

통신 시장에서 20년 넘게 시행됐던 '요금 인가제' 폐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인가제가 자유 시장경쟁 체제를 방해하는 규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쪽과 국내 통신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최소한의 규제를 유지하면서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2일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통신 3사 및 학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신요금규제 개선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요금 인가제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기 전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게 하는 제도다. 지난 1991년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요금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시내전화 시장에서 지배적사업자로 KT를, 이동전화 시장에선 SK텔레콤을 지정했다. 다른 사업자들은 요금을 바꿀 때 정부에 신고만 하면 된다.

 

인가제가 통신시장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이유는 인터넷전화(VoIP)를 비롯해 이동전화재판매(알뜰폰)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졌고,  인가제가 요금 경쟁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인가제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통신 업계 및 학계와 시민단체 내에서도 각각 찬성과 반대로 입장이 나뉘고 있다. 폐지에 찬성하는 쪽에선 인가제가 자유 시장경쟁 체제를 방해하는 규제로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성호 SK텔레콤의 상무는 "아주 작은 형태의 상품 변경이나 구간 조정을 하려 해도 인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라며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통신 환경에서 기존과 다른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적기에 나서야 하지만 제약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인가제를 폐지하면 지금의 5:3:2 사업자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된다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인가제라는 규제 우산 속에서 후발 사업자들이 안주하고 있다"라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가제가 통신요금 인하를 막는 제도가 아니며 사업자들간 공정한 시장 경쟁이 마련된 이후에 폐지되어도 늦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충성 KT 상무는 "SK텔레콤은 8년째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지키고 있다"라며 "이러한 불공정한 경쟁 상황에서 그나마 유일한 규제 장치가 인가제인데 이를 폐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현행 법상 지배적 사업자라 할지라도 통신비를 인하하는 것은 신고만으로 가능해 인가제 폐지가 곧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전 규제가 완화된다(인가제 폐지)는 것은 사후 규제의 강화를 말하는데 현재 마련된 사후 규제는 없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찬반을 놓고 입장이 갈렸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지금의 인가제는 일종의 가격 상한제라 통신요금 인하와는 관련이 없다"라며 "소비자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지금의 제도에서도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요금 경쟁을 막아 놓으니 풍선 효과처럼 보조금 경쟁이 심화된 것"이라며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사업자끼리 경쟁을 촉진시켜 요금을 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인가제가 궁극적으로는 폐지되어야 하나 문제는 지금의 시장 경쟁 환경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1위 사업자가 50% 이상 점유율을 갖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을 정도로 건강한 경쟁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공정한 경쟁 환경이 자리잡은 이후에 자연스럽게 인가제를 폐지해야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종원 YMCA 실장은 "이통 시장의 5:3:2 점유율이 고착된 것은 인가제 때문이며 인가제가 통신요금 인하를 촉진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KISDI 변정욱 통신전파연구실장은 개선방안으로 △인가제를 유지하되 사전심사는 완화, 사후규제는 강화 △인가제 폐지 및 신고제 보완 △완전 신고제로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래부는 이 가운데 인가제 보완 혹은 폐지 쪽에 중심을 둔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류제명 미래부 통신이용제도 과장은 "이날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이달말까지는 어떻게든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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