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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미래부 보여주기식 행사 왜?

  • 2014.06.24(화) 09:30

ICT CEO와 조찬간담회..내용없어
참석기업조차 개최 의도 잘 몰라

기자들은 수습시절부터 기사 가치 판단능력을 중요한 자질 중 하나로 생각하고 훈련받습니다. 기자가 아무리 기사를 써봐야 독자들이 관심없어 하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기사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기사에 언급될 사람이 누구인지도 중요합니다. 예를들어 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대·중소기업 상생을 주장하는 것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장하는 것은 기사 가치에서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기자들은 행사나 간담회에 참석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24일 오전 미래창조과학부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ICT 기업 CEO 및 임원들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조찬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행사에는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사장), 김성수 CJ E&M 대표, 이상윤 티브로드홀딩스 대표, 김상헌 네이버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김창용 삼성전자 DMC연구소장, 곽국연 LG전자 Creative Innovation센터 부사장이 참석했습니다.

 

일단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분들이지요. 보통 이 정도급 CEO들이 참석하는 행사는 기사 가치가 높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달랐습니다. 행사 내용, 즉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래부가 만든 이날 행사 주제는 ICT 기업 투자활성화 독려였습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세월호 사건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세계 경기 불황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ICT 기업들이 자심감을 갖고 계획된 투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투자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미래부는 국가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ICT부문 투자가 최근 둔화되면서 향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시각은 다릅니다. 기업이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기대이익이 없는 분야에 투자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업환경이 좋으면 투자하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기업의 생리입니다.

 

역시나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기업들은 이미 발표된 투자계획을 다시 언급하는 수준에서 그쳤습니다. 정부가 투자를 독려한다고 해서 없었던 투자계획을 새롭게 만드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미래부가 강조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A기업 담당자는 "왜 이 행사를 했는지 의문이다"면서 "정부가 기업 CEO를 부른다고 없던 투자금액을 만드는 것도 아닌데, 한마디로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미 퇴임이 확정된 장관이 ICT 업계 CEO를 불러놓고 대외행사를 하는 모습도 의아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퇴임이 결정된 장관은 특별한 일이 아니고선 대외행사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이날 행사는 최 장관 퇴임결정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이라고 합니다. 이후 최 장관 퇴임이 결정되어 차관이 대신 참석하려다가 최종적으로 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정됐다는 전언입니다. 그런데 시급을 다투는 정책사항이 아니었던 만큼, 최 장관이 이날 투자활성화를 언급한 모양새는 기업인들에게 생소하게 비춰졌다는 평가입니다.

 

B기업 담당자는 "이날 행사에 의미부여를 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냥 규제기관 수장이 오라고 해서 참석한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ICT 업계는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기술 개발, 스마트폰·UHD TV 글로벌 경쟁, 콘텐츠·SNS 세계시장 진출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직도 CEO들을 불러놓고 뻔한 스토리를 반복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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