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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 유료방송]①티격태격하다 날샌다

  • 2015.01.14(수) 10:03

'합산규제·지상파재송신' 케케묵은 현안 많아
정부·국회, 시대 맞는 빠른 규제변화 요구 돼

전국 가구의 90% 이상이 유료방송 가입자다. 그만큼 유료방송 산업의 중요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유료방송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쌓여만 간다. 합산규제를 둘러싼 유료방송 사업자간 갈등뿐만 아니라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간 갈등에 이르기 까지 내외부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또 방송과 통신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경쟁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이는 유료방송업체가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골든타임을 단축 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을미년(乙未年) 유료방송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와 해법을 살펴봤다.[편집자]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다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5일. 신년초부터 유료방송 사업자간 호소문 경쟁이 벌어졌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합산규제 입법재고(再考)를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합산규제가 시행되면 시청자는 당장 가입을 강제 해지하거나 신규 가입에 제한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케이블TV의 시장점유율 3분의1 규제는 케이블TV간 M&A 행위를 제한하는 소유 규제 목적인데, 이를 전체 방송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케이블TV 업계가 발끈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KT-KT스카이라이프의 결합상품(OTS)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면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상한선인 3분의1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법적 미비에 해당하는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규제를 방치한다면 KT가 점유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위성방송을 활용,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독점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합산규제는 점유율 한계점에 도달한 사업자들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한 ARPU(가입자당 수익)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긍정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합산규제를 둘러싼 유료방송 업체간 갈등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어찌보면 이는 2007년말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일명 IPTV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부터 시작된 갈등이 7년째 이어진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란 시대 조류를 읽지 못한 탓이다. 때문에 이 문제는 단순히 KT·KT스카이라이프를 중심으로 한 KT 진영과 케이블TV·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반(反) KT 진영간 다툼으로 볼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보면 규제가 강한 유료방송 진영내 손익관계에 따라 누구라도 편가르기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다.

 

◇"너가 죽어야 내가 산다"

 

KT 진영과 반 KT 진영간 합산규제를 둘러싼 갈등은 한마디로 '죽기 아니면 살기'식이다. 당장 새로운 먹거리가 없는 가운데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점유율 싸움이야 말로 생존의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걸음 들어가 보면 합산규제 이슈는 법·제도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 것에서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IPTV 특별법 도입 논의 당시에도 케이블TV와 경쟁관계인데 별도로 법을 만드는 것이 타당한지 논란이었다. 결국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정경쟁 환경조성 및 규제 형평성 확보 요구가 심화됐다. 특히 ICT 융합이 활성화 되면서 방송사업자가 인터넷 영역으로, 인터넷 사업자가 방송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유료방송 산업에 대한 정비가 더욱 필요해졌다. 동일 가입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법·제도는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을 포함한 ICT 환경은 시속 100Km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정부와 국회에서 만드는 규제는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면서 "이는 사업자간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 지난해말 정부가 주최한 방송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들이 나와 팽팽히 맞섰다.

 

◇파워게임 언제까지 계속?

 

유료방송 업계가 풀어야 할 갈등은 외부에도 있다. 지상파방송 재송신 문제다. 이 역시 수년째 지속되어 온 갈등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빅 이벤트가 있는 해에는 어김없이 갈등이 표면화 됐다. 중계권료와 흥행성에 따른 광고수입에 비례해 지상파방송 수익이 결정되다 보니, 재송신료도 때마다 들죽날죽 한다는게 업계의 견해다. 재송신료를 산정하는데 있어서 기준이 되는 객관적인 룰이 없으니 부르는게 값인 셈이다.

 

한 때는 참다못한 유료방송 업계가 지상파 방송을 틀지 않겠다고 선언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규제기관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일시적으로 해결됐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지상파방송사가 주문형 비디오(VOD)까지 요금인상을 추진중이다. 힘이 약한 개별 SO(케이블TV 사업자)를 대상으로는 법적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 된다. 유료방송사가 지상파방송에 댓가를 올려줘야 한다면 수익보전을 위해 소비자에게 비용전가를 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이해당사자가 주도해 객관적인 재송신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신사업자간 접속료를 산정하듯 말이다. 관련 법규가 필요하다면 국회도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규제 이슈에 매몰되다 보니, 그만큼 서비스경쟁에 쏟을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역량을 모아 모바일 사업, UHD 서비스, 스마트·개인화 사업 등 새롭게 시도해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방송산업 규제철학이 없어 보인다"면서 "저번에는 어느 사업자를 밀어줬으니 이번에는 어느 사업자를 밀어주자는 식이라면 방송산업 성장은 역행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권이 바뀌어도 정해진 로드맵을 갖고 정책을 진행해야 예측가능성이 생기고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기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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