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엔씨소프트 지분 15.8%를 보유한 최대주주 자격으로 이사회 참여를 요구하는 등 경영권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일방적인 의견 제시는 시장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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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지난 3일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최대주주 자격으로 주주제안 공문을 발송했다고 6일 밝혔다. 넥슨은 공문을 통해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김택진 대표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의 교체나 추가 선임이 발생할 경우 자사측 이사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엔씨소프트 이사회는 김택진 대표를 비롯한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7명 가운데 이번 주총때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은 김 대표 한명이다.
넥슨은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나 혹은 임시주주총회일까지 김 대표를 제외한 이사가 사임 등 이유로 교체해야할 상황이 발생하면 자사가 추천하는 후보자를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다만 내달 2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 대표의 재선임에 대해선 예외로 뒀다.
넥슨은 또한 엔씨소프트 다른 주주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실질주주명부를 달라고 요청했다. 주총에서 다른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서다. 소액주주들이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구(舊) 사옥을 매각,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영업활동에 재투자하거나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넥슨을 포함한 제 3자와 협업 강화를 위한 수익원 발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배당 같은 주주이익 환원 정책도 요청했다.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비등기 임원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 결국 윤송이 유럽·북미법인 사장의 연봉을 밝히라는 얘기다.
넥슨은 "이번 주주제안을 대외적으로 공개함으로써 당사 및 엔씨소프트의 주주와 고객, 임직원, 협력 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바탕으로 기업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실효적인 방안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넥슨은 주주제안서에 대한 엔씨소프트측 입장을 오는 10일까지 회신해달라고 밝혔다. 만약 회신이 없으면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엔씨소프트는 "법과 원칙,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시하는 경영 철학에 따라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면서도 "최근 양사가 경영진과의 대화 채널을 다시 가동하는 가운데 나온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의견 제시는 시장의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는 "전체 주주들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고객 서비스 향상에 노력하고, 이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