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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4Q]③갈수록 '올드'해진다

  • 2015.02.11(수) 14:25

깜짝성장 배경, 17년된 리니지 '뒷심'
신사업 성과 '전무'..넥슨 경영참여 빌미

대표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성장 엔진이 갈수록 '올드(Old)'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증권가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았으나 성장을 이끈 주인공은 올해로 17년된 '리니지1'이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으나 신작보다 구작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라는 점에서, 특히 모바일 등 신사업 성과는 전무하다는 점에서 개운치 않아 보인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넥슨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재무실적을 살펴보면 장수 게임 리니지1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4분기 리니지1의 매출은 967억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리니지1은 지난해 4분기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대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후속작인 리니지2(195억원)보다 5배나 많고, 아이온2(209억원)이나 블레이드앤소울(246억원) 등 다른 대표 게임들에 비해서도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리니지1의 성장세는 갈수록 가속이 붙고 있다. 작년 1분기 매출 410억원에서 2분기(569억원)와 3분기(686억원), 4분기(967억원) 등 시간이 갈수록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이 기간 아이온이나 길드워2 등 다른 게임의 매출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과 비교된다. 

 

심지어 지난해 6월 북미·유럽서 서비스를 시작한 신작 '와일드스타'는 4분기 매출(55억원)이 전분기(160억원)보다 오히려 3분의 2 가량 빠지기도 했다. 리니지1을 제외한 다른 게임들의 전체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060억원으로 전분기(1208억원)보다 오히려 역성장했다.

 

신작보다 리니지 같은 오래된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매출원이 신규 이용자보다 오래된 기존 유저들로 한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리니지1이 1세대 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자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있게 만든 독보적인 게임이라 오랫동안 인기를 누린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은 신규 유저 유입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엔씨소프트란 게임사가 단골 고객만 찾게 되는 '오래된 맛집'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추세적으로는 리니지1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다른 주요 게임들도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 달성에 일조했다"며 "리니지1과 같은 충성도 높은 지적재산권(IP)이 대형 신작 게임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수익원이 대부분 PC 온라인게임 장르에 몰려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8387억원, 영업이익 2782억원으로 역대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이는 대부분 MMORPG 장르에서 벌어들인 결과다. 모바일게임 등 신성장 사업의 성과는 전무하다. 다른 온라인 게임사들이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용 게임을 만들면서 체질개선을 하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모바일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대목은 넥슨이 경영권 간섭을 하기 위한 좋은 빌미가 될 수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면서 이사회 참여를 요구하는 등 경영권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측도 이 점을 의식한 듯 올 한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자체 모바일게임 개발이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통한 개발은 일정대로 진행 중이고 올해 안으로 국내와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첫발을 내딛는 모바일게임 서비스가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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