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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주당 1300만원…엔씨소프트 주주 납득할까

  • 2015.02.17(화) 11:17

넷마블 반년전 中 텐센트 외자 유치 당시의 거의 2배
모바일게임 절대강자와 제휴로 약점 보완효과는 기대

대형 온라인게임 업체 엔씨소프트의 창업자 김택진(48) 대표가 모바일게임 절대 강자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47) 이사회 의장을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지분 상호 보유를 통해 김정주(47) 엔엑스씨(NXC) 대표가 이끄는 게임업계의 ‘공룡’ 넥슨(Nexon)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 딜을 놓고 엔씨소프트 주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딜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게 사실이지만 엔씨소프트의 넷마블 출자가격이 주당 1300만원(액면가 5000원)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넷마블게임즈가 중국 텐센트로부터 외자유치를 할 당시에 비해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가격이다.


 

엔씨소프트는 17일 자사주식 8.93%(195만8583주)중 8.98%(195만주)를 넷마블게임즈에 처분할 계획이다. 매각금액은 주당 20만573원인 3910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어 매각자금 거의 대부분인 3800억원(주당 1301만6530원)을 들여 넷마블게임즈 신주 2만9214주를 인수, 넷마블게임즈 지분 9.8%를 확보하게 된다.

사실상 돈이 오고가지 않는 이런 주식 맞교환을 하게 된 데는 대형 게임사간의 사업 제휴를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하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현재 최대주주(15.1%·330만6897주)인 넥슨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2대주주(10.0%·218만8000주) 김택진 대표가 넷마블게임즈란 ‘백기사’를 확보했다는 성격도 갖는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의결권은 부활했고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게임즈 보유지분을 합해 우호지분을 18.9%(413만8000주)로 끌어올렸다. 넥슨의 소유지분을 제치는 것은 물론 그 격차를 3.8%(83만1103주)로 벌리게 된다.

이와 맞물려 엔씨소프트가 매긴 넷마블게임즈의 ‘몸값’이 관심 대상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 업체인 넷마블게임즈와의 제휴를 통해 그간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모바일게임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이번 엔씨소프트의 넥마블게임즈 출자가격이 주당 1301만6530원에 이른다는 데 있다.

우선 이번 주당 출자가격은 넷마블게임즈 액면가(5000원)의 2600배가 넘는 가격이다. 또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3월 5330억원 규모의 중국 텐센트 외자유치의 일환으로 그 해 7~8월 텐센트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4880억원(6만8889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이때 주당발행가격은 707만9387원이었다.

따라서 엔씨소프트의 넷마블게임즈 주당 출자가격은 넷마블게임즈의 외자유치 당시 발행가에 비해 183.9% 비싼 가격이다.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를 통해 넷마블게임즈 주식에 대해 반년만에 두 배에 가까운 값이 매겨진 셈이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최대주주인 방준혁 의장(32.4%), CJ E&M(31.4%), 중국 텐센트(25.3%)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4대주주에 오르게된다.

넥슨은 이를 놓고 썩 마뜩잖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넥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주당 1300만원에 달하는 비싼 비용으로 불과 10%에도 못미치는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인수한 것은 경영권 방어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주주 입장에서 주주가치의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규모 투자가 회사의 투자 방향에 대한 소통이 부재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 또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넥슨의 대응 수위가 주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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