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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넥슨의 야욕]⑪방준혁 의장 "상식선에서 편들 것"

  • 2015.02.17(화) 14:27

"단순 경영권 이슈 활용되려 투자한 것 아냐"
엔씨 "넷마블 출자, 시너지 고려하면 싼 수준"

"엔씨소프트 현 경영진이 회사를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잘 이끌면 경영진 편을 들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편을 안들 수도 있다. 상식선에서 현 경영진을 살펴보고, 도와줄 것이 있다면 돕겠다"

 

엔씨소프트와의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사실상 '백기사' 역할을 맡은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어느 편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 "상식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와 주식 맞교환은 경영권 분쟁 이슈와 별개라고 강조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이번 주식 맞교환이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염두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배제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 김택진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권영식 대표, 백영훈 사업총괄부장.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두 회사 오너를 비롯해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배재현 부사장,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권영식 대표, 백영훈 사업총괄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전날(16일)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 주식 2만9214주(9.8%)를 3800억원에 전격 취득키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예정에 없이 갑작스럽게 잡혔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주식 195만주를 넷마블게임즈에 3911억원에 넘긴다고 이날 발표하기도 했는데, 사실상 두 회사간 지분 맞교환을 통해 김택진 대표이사(10.0%)의 우호 지분을 끌어올리려는 경영권 방어전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간담회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열린 탓에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두 회사측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을 염두한 것은 아니라며 거듭 부인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지분투자는 경영권 분쟁과 전혀 상관없이 진행된 일"이라며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 몇년 전부터 추진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시장 진입에 있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뭔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라며 "지분 투자는 서로 고민을 나누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넷마블게임즈와 협력이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넥슨과의 이슈와 관련해서는 나중에 따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도 주식 맞교환이 사실상 엔씨소프트에 '우호 세력'으로 참여하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넷마블게임즈는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제휴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큰 회사로 성장했다"며 "방준혁 개인 회사가 아니라 CJ E&M과 텐센트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엔씨측 경영권 이슈에 활용되려고 지분투자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가 단순히 엔씨 경영권 이슈에 활용되기 위해 이런 제휴를 하고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격앙된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권 이슈와 별개로 두 회사가 협업을 하는 이유는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함"이라며 "두 회사가 국내에서는 최고이지만 밖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측은 넷마블게임즈 출자 비용이 주당 1300만원(액면가 5000원)으로 비싼 수준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듯 관련 입장도 밝혔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CFO는 넷마블게임즈 기업가치를 어떻게 산정했느냐란 질문에 "비상장사라 기업가치에 대해 여러 고민을 많이해 제 3자인 회계법인에 맡겨 지난해 연말결산 등을 감안해 산정했다"라며 "엔씨소프트와 시너지를 고려하면 상당히 싸게 들어온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 역시 "지난해에도 텐센트가 투자할 때에도 기업가치 적정성에 관한 얘기가 많았다"라며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3년간 급성장했고, 특히 모바일게임은 40% 이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두 회사는 각사의 강점인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의 지적재산권을 서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두 회사가 게임 퍼블리싱(유통)과 교차 마케팅, 합작사 설립 및 공동투자 협력과 함께 지분을 서로 보유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설정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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