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네이버의 관심사 기반 SNS '폴라'. |
25일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첫선을 보인 폴라를 직접 써보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타일형 이미지 첫화면이 눈길을 끌었다. 기존 서비스와 달리 관심사 키워드 자체를 팔로잉해 소식을 받는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사진을 매개로 모르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발상도 신선했다.
앱 기반의 폴라는 네이버와 페이스북 아이디를 가진 이용자라면 별도의 계정을 만들 필요 없이 로그인해 사용할 수 있다. 로그인하면 크고 작은 이미지로 구성된 첫화면이 나타난다. 이미지마다 '#자전거' '#오늘의음악' 같이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제어가 달려 있다.

▲ 폴라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첫화면을 타일형 이미지로 꾸몄다. 관심사 기반 SNS 답게 해시태그를 이미지마다 넣은 것이 눈길을 끈다. |
첫화면에서 '#오늘의식탁'이란 해시태그가 붙은 이미지를 클릭해보니 이날 오후 현재 500여장의 관련 사진이 모여 있었다. 각 사진은 이용자가 간단한 소개글을 달아, 혹은 소개글 없이 해시태그만 붙여 등록한 것들이었다. 이미지를 올린 이용자로부터 소식을 매번 받을 수 있게 팔로잉을 신청할 수 있고, 반대로 자신이 소식을 뿌리는 팔로워가 될 수도 있다.
폴라는 독특하게 사람이 아닌 관심 키워드를 팔로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관심사가 수집이라면 '#수집'이란 영역을 찾아가 '팔로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후부터는 #수집 영역에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자신의 영역인 'MY FEED'에 자동으로 올라온 해당 사진들을 볼 수 있다. 키워드 자체를 팔로잉하는 것은 폴라가 유일하다.
자신이 올린 사진을 보기 쉽게 정렬할 수 있다. 폴라는 동일한 해시태그를 5개 이상 달아 사진을 올리면 사진첩처럼 하나로 묶어 준다. 기존 서비스들은 시간이나 장소별로 사진을 구분해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이 올린 사진들을 한눈에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 해시태그 자체를 팔로잉할 수 있는 기능이 새롭다. |
폴라(Pholar)라는 명칭은 Photo(사진)와 Popular(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인기있는)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명칭대로 사진에 특화된 SNS다. 라인과 페이스북 등이 지인 기반이라면, 폴라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사진이나 동영상을 실시간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도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면 얼마든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심사 기반 SNS는 이미 국내 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0년 선보인 인스타그램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 무려 10억달러를 주고 인수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도 지난달 13일 사진과 동영상 기반 모바일 메신저 '쨉(Zap)'을 내놓은 바 있다.
네이버는 '미투데이'란 단문형 SNS를 서비스했으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밀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접은 바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폐쇄형 커뮤니티 '밴드'가 있었으나 국내에선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에 밀려 별다른 두각을 내지 못했다. 결국 국내 모바일 시장의 패권을 카카오톡 운영사 다음카카오에 뺏기게 됐다. 폴라는 네이버의 '반격카드'인 셈이다.
폴라는 네이버 모바일 버전의 검색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콘텐츠 생산 공간으로서 기능도 갖고 있다. 이용자들이 생산한 사진과 동영상 콘텐츠를 바탕으로 네이버 검색 결과를 더욱 고도화시킨다는 얘기다.
아울러 폴라는 네이버 조직개편 이후 나온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기존 팀제를 폐지하고 '셀(Cell)' 단위를 신설했다. 모바일 시대에 발맞춰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초기 벤처 시절처럼 직원 개인의 자율성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틀 자체를 바꾼 것이다.
폴라는 일하는 분위기가 달라진 이후에 나온 서비스답게 남다른 점이 있다. 보통 인터넷 서비스는 총괄 제작자 역할을 하는 기획자가 따로 있으나 폴라는 기획자 없이 마케터가 주축이 되어 탄생했다. 시장 전문가인 마케터가 최신 흐름에 맞는 서비스를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는데 곧바로 서비스로 이어진 것이다. 비대하고 수직적 조직에선 어림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 내부에서도 폴라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내놓은 굵직한 서비스이자, 네이버가 손대지 않았던 '관심사 기반 SNS'에 도전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조직개편 실험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폴라는 오는 4월에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고, 현재는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테스트이지만 초반 분위기가 좋다. 당초 네이버는 지난 13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하려했으나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아 설 연휴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전체 테스터 규모를 5000명 정도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8배 많은 4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