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업체들이 수백억원의 마케팅비를 쏟아 붓고 있어 신생 벤처나 중소 게임사들이 설 땅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한 중소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독특한 재미 요소를 갖춘 업체들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던 것도 옛날 얘기가 됐다는 푸념이기도 하다. 모바일 게임이 대중적인 즐길거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를 장악하기 위한 국내외 대기업들의 '마케팅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네이버 공격적 지원에 '레이븐' 흥행 돌풍
2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검색포털 네이버는 넷마블게임즈와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모바일 신작 '레이븐'에 마케팅비로 총 15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넷마블의 상반기 신작 레이븐의 흥행을 위해 자사 검색포털 플랫폼에서 배너 광고를 공격적으로 집행했으며, 지상파 TV 광고 등으로 이같은 규모의 비용을 쏟아붓기로 했다.

| ▲ 네이버는 지난 14일부터 넷마블 신작 '레이븐'을 띄우기 위해 TV 광고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레이븐 마케팅 비용으로 15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에 힘입어 레이븐은 지난 12일 구글 앱 장터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된 이후 닷새만에 '최고매출'(한국 계정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모바일게임 '흥행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카카오톡' 도움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 '성공 법칙'이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미 요소는 기본이고 여기에 대규모 자본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은 대표작 '클래시 오브 클랜'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투입,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휩쓸어 버린 바 있다. 이 게임은 카카오톡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처음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한국 계정에서 최고매출을 기록한 사례로 기록된다.
이후 '돈의 힘'으로 흥행 순위가 요동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레이븐에 앞서 올해초 중국 모바일 게임 '도탑전기' 역시 국내 시장 오픈과 동시에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하면서 단시간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상위권에 진입한 바 있다.
◇폰게임 대중화, 전에 없던 TV광고전
네이버는 레이븐 외에도 넷마블의 차기작 '크로노블레이드'에 150억원의 마케팅 '실탄'을 추가로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게임 하나당 150억원씩 총 300억원을 쏟아붓는 셈이다. 이는 슈퍼셀이 지난해 클래시 오브 클랜에 투입한 마케팅 비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이와 더불어 자회사이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일본 라인주식회사를 중심으로 배틀 게임 '라인 레인저스'의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 게임은 라인주식회사의 자회사 라인플러스가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것이다. 여기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라인플러스는 국내에서 이미 두차례의 TV 광고를 집행하는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도 알리면서 국내에서 라인 메신저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넥슨도 오는 4월 ‘탑오브탱커'란 야심작을 내놓으면서 마케팅전을 달굴 전망이다. 이 게임은 중국 로코조이란 개발사가 만들어 작년 12월 중국 현지에서 '마스터탱커2'란 이름으로 서비스했다. 출시 이후 불과 34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등을 휩쓰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넥슨은 온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모바일을 키우기 위해 최근 사내 모바일게임사업실을 대표 직속 본부로 승격했다. 아울러 올해 탑오브탱커를 시작으로 30여종 이상의 모바일게임을 줄줄이 내놓을 예정이다. 기대작인 탑오브탱커에는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게임사들의 '돈의 전쟁'에는 글로벌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사 킹(King)은 신작 게임 '캔디크러쉬소다'를 지난 5일 국내에서 공식 출시하면서 TV 광고전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모바일 퍼즐게임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캔디크러시사가'의 후속작이다. 캔디크러시소다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출시 이후 약 1억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세계에서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관련 업계의 마케팅전이 본격화하는 것은 스마트폰 게임이 PC 온라인게임과 달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하는 필수품이 되면서 모바일게임이 과거 온라인게임보다 훨씬 대중적인 서비스가 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과거 온라인에서 주로 이뤄졌던 게임 마케팅이 지금은 TV나 버스, 지하철 광고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