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홈쇼핑 채널 연번제` 왜 불거졌나

  • 2015.09.17(목) 10:57

[Inside Story] 유료방송 `황금채널` 경쟁 갈수록 치열
법·원칙 불구 힘있는 사업자간 파워게임..`미래부 고민`

▲ 지난 14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최양희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최근 방송업계에 갑자기 등장한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홈쇼핑 채널 연번제입니다. 즉 지상파방송 사이 사이에 배치된 홈쇼핑 채널을 한군데로 묶어서 연속된 채널대역을 만들자는 의견인데요. 왜 갑자기 이런 논의가 나왔을까요.

 

우선, 시작은 지난 14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장 이었습니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에게 "모든 방송사가 홈쇼핑에 의존해 먹고사는 구조는 건강한 방송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홈쇼핑 연번제 등을 도입할 계획은 없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이 "개선 방안이 없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 장관이 실제로 개선방안을 도출할 의지를 갖고 한 답변인지 여부는 모르나, 어쨌든 최 장관 입장에선 고민할 사안이 늘어나 셈이죠.

 

◇PP간 고질적 채널경쟁 원인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O나 IPTV는 1년에 한번씩 채널 조정을 합니다. 지상파를 몇번에 배치하고, 홈쇼핑을 몇번에 배치하고, 종합편성채널·영화채널·종교채널·경제채널 등 수 많은 방송(PP)을 몇번에 배치할지 논의하는 작업인데요. PP 입장에선 당연히 시청자 선택권이 많은 낮은 번호대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겠죠. 기왕이면 시청률 좋은 지상파 사이 사이에 들어가면 금상첨화구요.

 

그런데 최근 몇몇 유료방송사가 시청률이 비교적 좋은 몇몇 PP를 지상파방송 번호와 연속된 낮은 번호대로 변경하려는 검토가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SO나 IPTV나 위성방송 등 플랫폼 사업자의 채널을 보면 5∼13번은 지상파가 자리잡고 그 사이 사이에 홈쇼핑이 들어가는게 관행처럼 됐습니다. 또 이후 20번까지는 종편 등이 배치돼 있고요. 그런데 만약 자리 바꿈이 시작된다면 판이 흔들리는 셈이죠. 즉 시청률에 목숨건 PP 입장에선 생존게임에 누군가 돌을 던지는 셈이어서 묵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반대도 해보다가 결국엔, 차라리 지상파 사이 사이에 들어간 홈쇼핑을 다른 번호대역으로 빼내고 그 번호대역을 활용해보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게 된 것입니다.

 

▲ TV홈쇼핑 방송 장면

 

◇채널편성 유료방송 권한..'단 미래부 규제의 끈 잡아'

 

하지만 홈쇼핑 채널을 몇 번으로 할지 여부는 케이블TV(SO),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의 고유권한입니다.

 

특히 홈쇼핑 채널 연번제가 된다면 유료방송업계나 홈쇼핑 업계가 입을 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유료방송사는 홈쇼핑송출수수료란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서 지상파방송 사이 사이에 배치해줘 시청률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O나 IPTV 수신료 수익이 점차 떨어지면서 매출에서 홈쇼핑송출수수료 비중이 올라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홈쇼핑 채널 연번제가 도입된다면, 이는 곧 SO나 IPTV 입장에선 매출감소를 의미하겠죠.

 

또 홈쇼핑 입장에서 보면 홈쇼핑 채널을 통해 먹고사는 수 많은 중소기업들 매출감소는 불보듯 뻔합니다. 그러니 미래부 입장에서도 손쉽게 홈쇼핑 채널을 이렇게 변경하라 저렇게 변경하라 말을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장관이 홈쇼핑 채널 연번제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행법상 유료방송사도 채널변경을 위해선 자신의 플랫폼으로 송출되는 개별방송사, 즉 PP의 80% 이상 동의를 구해야 미래부가 약관변경을 받아주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관례상 지금까지 미래부는 100%에 가까운 동의를 받아와야만 약관변경을 승인했다는 것이 유료방송업계의 속설입니다.

 

즉 유료방송사들이 채널변경을 위해 PP의 80% 이상 동의를 받아 요건을 충족했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란 얘기죠. 특히 이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번진다면 미래부 입장에서도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선 매년 채널조정 때마다 분쟁을 벌일 바엔 20번 이하 채널, 소위 말하는 알짜번호의 경우 주파수경매제 처럼 채널경매제를 통해 번호배정을 받고, 경매제로 수익을 올린 플랫폼 사업자는 일정부분 방송발전기금 등 공익목적으로 내놔 방송산업발전을 위해 활용하자는 방안도 내놓고 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