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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민금융]①한발앞선 해외 `통신·은행 시너지`

  • 2015.11.18(수) 13:49

고금리 대출 몰린 서민들 '금융사각지대'
인터넷전문은행 시스템 도입필요성 상존
美·日 선진 인터넷전문은행 사례서 배워야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해 금융서비스 및 금융산업이 변화되는 것을 통칭한다. 올해 정부는 금융개혁의 주요 과제로 핀테크 활성화의 큰 전환점이 될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발표했다. 현재 K뱅크·I뱅크·카카오뱅크 등 3개 사업자(컨소시엄)가 신청서를 제출, 연말께 1∼2개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기대효과, 해외사례, 성공조건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자녀 두 명을 두고 있는 김주부(가명)씨. 그는 일용직 남편의 벌이만으론 생활이 힘들어 조그만 의류·액세서리 가게를 차리려 준비했다. 하지만 사업자본을 모으는 것이 문제였다. 일용직인 남편 명의로는 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했다. 김씨는 사업자등록을 했어도 아직 매장을 얻지 못했고, 소득증빙도 어려워 햇살론도 거부됐다. 결국 찾은 곳이 대부업체다. 그는 요즘 한창 광고중인 대부업체 다섯 곳을 통해 전업주부대출 1500만원을 받았지만, 고금리에 늘 한숨이 나온다. 임대료, 물건값, 생활비 등 필수비용을 빼고나니 원금은 둘째치고 이자 갚기도 힘든 상황이다.

 

전세집을 옮기면서 자금이 부족해 신용카드론으로 1000만원을 대출받은 이전세(가명)씨. 그는 연 17% 이자와 원금으로 매월 70만원씩 빠져나가자 생활이 힘들어졌다. 고민끝에 직장생활 하면서 퇴직연금에 가입했던 것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아 카드론대출을 갚고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려 했다. 하지만 퇴직연금 대출조건은 주택구입에 한해서만 가능할 뿐 전세자금은 대상이 아니라는 말에 절망했다. 그는 돈 없어 전세사는 것도 서러운데, 금융대출도 고금리를 이용해야 한다는 현실에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화곡동에 사는 박가장(가명)씨도 은행 담보대출을 받으려다 분통을 토했다. 담보물건이 있어도 개인 신용도에 따라 높은 금리를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원리금 상환을 위한 안전장치로 담보를 설정했고 상환 의지를 보였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남들보다 높은 이자를 내야하는 현실에 좌절했다.

 

서민들의 금융대출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소개한 사례들은 청와대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라온 글을 가명으로 바꿔 옮긴 사연이다. 대부분 서민들의 불만은 돈 있는 사람은 낮은 이자로 쉽게 대출을 받는데, 정작 돈 없고 대출이 절실한 사람은 20∼30%대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하는 은행에서 쫓겨난 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대부업체를 방문한다.

 

◇은행 저금리와 제2금융 고금리 '양극화'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은 리스크관리 우려, 비용부담, 금리산정의 어려움으로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이다. 금융권 평균 대출금리는 시중은행 4.9%, 카드 15.5%, 캐피탈 21.6%, 저축은행 25.9%, 대부업 34.7% 수준이다. 시중은행과 카드사 중간영역인 10% 내외의 대출금리 금융권이 없다. 케이블TV를 보면 각종 대부업체 광고가 성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 만큼 대부업체 수요가 많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ICT 사업자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빅데이터 등 첨단기법을 활용한 신용평가를 통해 금리차별화를 꾀하는 사업자로, 올 연말 정부 선정작업이 끝나면 내년초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이자율이 높은 대부업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거나, 은퇴후 창업대출을 받고 싶은데 신용거래 정보가 없어 은행대출이 불가능했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고객이 될 수 있다.

 

◇편의점 ATM·통신 활용한 선진국들

 

핀테크 등 금융과 ICT 융합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비 금융권 사업자의 금융서비스 제공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EU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1995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2014년말 기준 미국에서는 20개 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미국은 은산(은행-산업자본) 분리가 엄격히 지켜지고 있어 주로 비은행금융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했으나, 일부 비금융기업들도 산업대부회사(Industrial Loan Company) 인가를 받아 영업중이기도 하다.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계좌 개설은 대면확인 없이 온라인 상에서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웹사이트에서 본인확인을 위한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은행이 온라인상에서 승인하면 신규 계좌개설이 완료되는데, 통상 실제 거래까지 1∼2일 소요된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은 미국 은행 전체 총자산 대비 3.9%, 총예금은 4.3%, 당기순이익은 6.9% 비중을 각각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안착했다. 그중에서도 챨스 스왑 뱅크(Charles Schwab Bank)가 총자산 1056억달러로 가장 규모가 크다.

 

 

일본은 2000년 인터넷전문은행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금융거래의 편의성을 강화하거나 금리·수수료 차별화 또는 모회사의 고객기반을 활용함으로써 고객을 유인했다. 수익모델의 경우 기존 은행과 유사하게 예금, 대출, 카드, 보험 및 외환 등 대부분의 은행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을 확보했다.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외형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전체 은행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인 편이다. 다양한 고객 니즈 충족 및 고객의 이용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틈새시장을 형성하는 중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천대중 수석연구원은 "편의점에 ATM 기기를 설치해 주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점포망을 가지지 않고 인터넷 상에서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에는 없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을 설립하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일본 세븐뱅크는 오프라인 매장내 ATM 기기를 활용해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01년 4월 유통업체인 세븐일레븐이 설립한 세븐뱅크는 은행보다 월등히 많은 편의점 오프라인 매장(5만254개)을 고객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장내 ATM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시키고 해외송금 등 신규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세븐뱅크는 설립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편의점금융'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또 2006년 5월 일본 최대 은행인 도쿄미츠비시UFJ은행(BTMU)과 일본 2대 통신사인 KDDI가 합작해 설립한 지분뱅크도 대표적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지분뱅크는 KDDI의 3000만 통신서비스 고객을 기반으로 휴대번호 송금서비스, 카드결제시 KDDI 포인트 우대, KDDI 고객대상 금리·수수료 우대 등 모바일 채널에 최적화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해 출범 4년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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