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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Shift]⑧ "싸다고 얕보지 마라"

  • 2016.02.18(목) 14:31

VR기기 신흥주자 3Dinlife·중저가PC 강자 HASEE, 노하우 밝혀
중국 ICT 기술·제조 급부상..정부 인프라·금융 정책지원 힘얻어

[선전=양효석기자]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釧)시 서남쪽에 위치한 하이테크 공업단지.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Tencent) 빌딩과 마주하고 있는 한 건물 15층에 올라서자 'Inlife-Handnet'이라는 회사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인라이프 핸드넷(Inlife-Handnet)은 3D인라이프(3DInlife)란 브랜드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서 단돈 35달러 짜리 VR(가상현실) 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 업체다. 35달러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기어VR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싸면서도 기술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 찾아갔다. 

 

사무실 공간은 생각보다 협소했다. 전체 직원이 60명 밖에 되지 않는단다. 그중 연구개발(R&D) 인력이 25명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 회사의 기술 수준이 가장 궁금했다.

 

▲ 인라이프 핸드넷(Inlife-Handnet) 알리 왕 상무(왼쪽)와 에마 유 매니저가 경영노하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알리 왕(Ally Wong) 해외판매담당 상무는 "2007년 3D TV·카메라 분야로 회사를 창업한 뒤, VR 사업 가능성을 전망하고 2013년부터 VR기기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기술개발 경력이 2년 조금 넘는다고 밝혔다. 이 회사 직원들은 모두 영문이름과 호칭을 사용했다.

 

그는 "직접적인 VR 기기 기술개발 경력은 비록 짧지만 예전부터 3D 제품을 만들던 기술과 광학·소프트웨어 기술이 있어서 가능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VR기기 선두업체인 오큘러스리프트를 벤치마킹했고, 중국 가전회사 스카이워스로부터 기술지원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선전시정부의 금융지원이 주요했다고 강조했다. 선전시정부는 IT분야에서 기술특허 보유 및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가 신청서를 내면 자체심사를 통해 금융지원을 해준다. 금융지원 대상은 기술개발 회사뿐만 아니라 개발제품을 판매·공급하는 곳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8000만위안(약 144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이 2015년 2000만위안(약 36억원)으로 급감했다. 기존 3D TV·카메라에서 VR기기로 사업전환 하면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정부의 금융지원 덕분에 VR기기 개발과 회사운영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사업 전환에 탄력을 받고 있다.

 

▲ 3Dinlife VR기기(왼쪽)와 관련 특허자료들

 

에마 유(Emma Yu) 해외판매담당 매니저는 "VR기기 첫 제품은 작년 3월에 출시됐다"면서 "우리가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면 소프트웨어는 각 파트너들이 개발하면서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CD로 된 디스플레이를 OLED로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어지러움증을 최소화하는 기술개발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D인라이프의 가격 경쟁력도 내세웠다. 그는 "오큘러스리프트는 대당 350달러 이지만 우리는 35달러부터 220달러까지 저렴하면서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중이다"면서 "VR 분야 마니아 또는 전문가들은 오큘러스리프트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대중화 측면에선 우리 제품이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VR기기는 아직 중국시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해외판매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면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지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중국 선전에 위치한 HASEE 본사 전경

 

선전의 PC 제조업체 하시(HASEE·神船)도 중국 중·저가 IT기기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업이다. 2001년 설립된 이 회사는 PC 한 아이템으로만 2014년 매출액 50억위안(약 900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선전뿐만 아니라 하이먼(海門)·쿤산(崑山) 등에서 총 4개 공장과 3000여명의 직원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중·저가 PC 시장에서 톱 순위를 달리고 있다.

 

하시 본사는 선전시 북부 신도시 지구에 위치했다. 20만평 부지에 사무·생산라인 빌딩, 연구개발(R&D) 빌딩, 직원숙소 및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이 자리했다. 또 사무임대용으로 활용할 신축건물도 한창 공사중이었다.

 

하시 해외사업부 왕저(王哲) 매니저는 "제품별 판매비중은 노트북·PC 70%, 테블릿 25%, 스마트폰 5% 수준"이라면서 "스마트폰은 OEM을 통해 작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늦게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들었다. 그는 "최근 중국내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들이 급증했다"면서 "큰 기술력이 없는 중소기업도 만들어 낼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만큼 기술적 가치도 작고, 그에 따른 이윤도 작은 편"이라면서 "하시는 화웨이, 샤오미 등 경쟁사에 비해 개발능력이 낮은 스마트폰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정부·기업 등 B2B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PC 사업에 주력했다는 얘기다.

 

▲ (왼쪽)HASEE 해외사업부 왕저(王哲) 매니저가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HASEE 본사 1층 전시장 및 최근 판매호조인 미니PC 모습.

 

왕 매니저는 "중국시장에선 마케팅 포지션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게임용 PC와 노트북 위주로 판매했다"고 말했다. 특히 사무용 노트북의 경우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사용하기 편한 제품 개발에 신경썼고, 유통망은 오프라인 매장 보다 온라인몰을 통한 판매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비용을 낮추고 소비자 가격을 더 내리는 선순환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왕 매니저는 "PC는 대체품이 없는 아이템"이라면서 "중국시장에선 당분간 PC방 위주로 관련산업이 성장할 것이며, 해외시장에선 동남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는 테블릿과 미니PC 위주로 개발·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니PC는 PC 본체 크기를 대폭 줄여 손바닥 만한 크기로 만든 제품이다. 기존 PC와 성능면에서 차이가 별로 없을 정도다. 때문에 일반 가정이나 단순 사무작업에 활용하는데 문제없다. 가격도 대당 1200위안(약 21만6000원) 정도로 기존 PC 가격(1500∼1800위안)에 비해 싸다. 이처럼 상당기간 대체 가능성이 없는 PC 분야에서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IT를 포함해 중국 산업계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혁신 노력은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는 물론 작년 총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중국내 5위안에 들지 못했다. 분기나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작년 4분기 및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으나, 중국 시장에서는 화웨이와 샤오미 2강 체제에 밀리며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변변한 브랜드도 없고, 싸다고 무시받던 샤오미는 혁신의 강자로 거듭났다. 3D인라이프나 하시 제품도 중국산 저가품이라고 무시해선 안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IT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톱 수준에 올라섰고, 선진제품을 모방해 과거 짝퉁이나 만들던 단계를 봇어나 저렴하면서도 가성비 높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의 혁신 노력을 교훈삼아 IT강국 한국의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에서 국제경제 세미나를 개최한다. 


'중국 대전환, 한국경제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한중 양국의 석학과 경제·산업·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해 중국의 경제·산업 구조 변화를 진단하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경착륙 우려, 주가·환율 급변동, 빠르게 성장하는 제조업 경쟁력 등은 한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고, 올들어 중국 변수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 13차5개년 계획(13.5규획)의 첫 해로 시진핑 정부가 ‘공급측 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구조개혁과 혁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 제조업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과 자본시장 등 각 분야에서 전환기를 맞은 시진핑 정부가 어떻게 경제·산업 구조를 바꿔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거시경제연구원의 황한취안(黃漢權) 산업경제연구소장이 ‘전환기 맞은 중국, 산업경제 틀이 바뀐다’는 주제발표를 한다. 산업분야의 대표적 중국 전문가인 이문형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제조업 경쟁력과 한국기업 대응전략’을,  홍창표 코트라(KOTRA) 중국지역부본부장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방안’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 이슈와 한국 금융의 과제에 대해,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 팀장은 차이나머니와 자본시장 영향을 주제로 각각 강연에 나선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종합토론은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를 지낸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진행한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www.bizwatch.co.kr)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 일시 : 2016년 2월24일(수) 오후 2시~6시

▲ 장소 :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 2층 그랜드볼룸
▲ 후원 : 산업통상자원부, KOTRA, 금융투자협회

▲ 문의 : 비즈니스워치 국제경제세미나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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