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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삼성땐 상상 못했던 일이 SK텔레콤에선…"

  • 2016.05.11(수) 17:24

사업 보안문서인 사내조직도까지 외부 공개
IoT생태계 확장위한 사업투명성 제고 인상적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모든 사업을 SK텔레콤이 주도하려 했고 독과점적으로 이윤을 독식하려 했다면, 최근에는 많은 것을 버리고(?) 개방형 사업전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사례를 지난 10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사물인터넷(IoT) 사업설명회에서 맛봤다. 이날 설명회는 소물인터넷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을 공개한 자리다.

 

SK텔레콤은 설명회 도중 갑자기 'IoT 솔루션부문' 조직도를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공개했다. 순간 여기저기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는 소리가 터졌다. 일반적으로 조직도는 기업비밀이다. 사업보고서에도 조직도는 포함되지 않는다. 설사 영업조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두리뭉술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이날 SK텔레콤은 매우 이례적으로 IoT 솔루션부문의 6개 본부 조직명과 담당임원, 31개 팀명과 팀장 이름을 전부 공개했다. 전체 조직원이 387명이나 된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주제 발표자로 나선 SK텔레콤 IoT사업본부장 차인혁 전무는 "SK텔레콤 임원으로 입사한지 수 개월쯤 됐는데, 전 직장인 삼성에서는 상상 못했던 일이 실행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차 전무는 미국 특허전문기업 인터디지털(InterDigital)에서 근무하다가 2011년 삼성SDS 기술전략기획팀장으로 옮겼고, SK텔레콤이 플랫폼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올초 IoT 사업담당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그는 "파트너사에게 조직도까지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그 만큼 파트너사에게 사업 투명성을 제고시키고, 함께 가고픈 마음에서 우리의 컨텍 포인트를 공개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SK텔레콤은 지난 20∼30년 동안 회선료를 받고 살아왔으나, 앞으로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함께 가려 한다"면서 "SK텔레콤 혼자 IoT 생태계를 다 구축할 수 없으니, 우리가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를 만들어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날 또 파트너사 관계자들에게 간곡한 부탁의 어조로 사업동행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파트너사의 궁금증에 하나 하나 답변하는 모습도 보였다. 행사후 SK텔레콤 담당자에게 명함을 남기면 피드백을 주겠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한 파트너사 관계자는 "갑으로만 인식됐던 SK텔레콤의 다른 모습이 보인다"고 속삭였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50%를 확보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지금도 연간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2조원 정도를 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형 사업구조다. 점점 매출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다. 때문에 수 년 전부터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했다. 물론 변화는 쉽지 않았다.

 

본격적인 사업전환은 장동현 사장 취임 때 부터 시작됐다. 장 사장은 IoT 플랫폼, 미디어 플랫폼, 생활가치 플랫폼 등 3대 플랫폼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그리고 차 전무와 같은 신사업 담당 인물을 다수 영입했다.

 

변화는 여기서 시작되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도 내부적으론 캐쉬카우인 이동통신 사업성을 훼손시키는 신사업은 불가하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업을 위해선 밀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런 가운데 조직도까지 공개할 정도의 오픈 마인드가 됐다는 사실은 내부충돌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실제로 차 전무도 IoT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내부적으로 많은 반대와 격론이 있었지만, 실행을 감행하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계속 갈망하라 늘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란 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배가 부르면 생각이 나태해지고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 잘못된 관념에서 벗어나려면 항상 만족하지 말고 변해야 하다. 변화를 시작한 SK텔레콤이 앞으로 10년 뒤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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