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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맵 개방' 속내와 남은과제는…

  • 2016.07.22(금) 16:51

KT·카카오·네이버 등 경쟁자 추격 거세
국내 시장서 치열한 경쟁 벌여야

▲ 19일 SK텔레콤이 전체 가입자 1800만명, 일일 사용자 220만명에 달하는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KT와 LG유플러스, 알뜰폰 등 타사 소비자에게 무료 개방했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서비스를 14년 만에 무료 개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경쟁 사업자들이 무료 내비게이션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커넥티드 카 등 신시장 진출의 발판을 만드는 시도로 분석된다.


◇ 왜 14년 만에 지금?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9일부터 KT·LG유플러스·알뜰폰 등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에도 T맵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이 서비스 출시 14년 만에 무료 개방을 선택한 이유는 경쟁 사업자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맵은 전체 가입자 1800만명에 월 평균 실이용자(MAU)도 8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서비스이지만, 경쟁 사업자들의 공세가 거세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2014년 인수한 '김기사'를 지난 2월 '카카오내비'라는 이름으로 내놓고 MAU 34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자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하면서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을 운영한 경험과 카카오택시 기사 21만명이 보내는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KT의 올레 아이나비는 300만명, LG유플러스의 U네비도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서로의 이용자 정보를 공유하는 등 힘을 모으고 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도 1000만명이 쓰는 지도 서비스에 지난해 12월 내비게이션을 추가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국내 진출을 노리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을 뒤흔들 '초대형 메기'로 꼽힌다. 국내 스마트폰의 디폴트 옵션으로 자사 내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할 경우 구글 모바일 검색이 다음, 네이트 등을 위협했던 결과를 재현할 수 있다.

 

물론, SK텔레콤의 킬러 앱으로 꼽히는 T맵을 무료 개방할 경우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가 타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T맵 때문에 SK텔레콤을 이용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가두리 양식'을 벗어나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까닭에 SK텔레콤이 T맵을 이번에 개방한 것이 오히려 한 박자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에 있던 T맵 사업부를 지난 4월 자사로 옮긴 뒤 무료 개방 작업을 진행하느라 늦어졌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자가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는 환경에서 SK텔레콤의 이번 행보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예상했던 부분이라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SK텔레콤 견조한 1위…나머진 '각축전'

 

다만, 현재 업계에 알려진 MAU는 각사가 공개한 데이터인데다 일부 기업은 최근 수개월간 평균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실제 각축 양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현재 알려진 정보만로는 T맵과 경쟁 사업자들의 실제 구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기관인 랭키닷컴에 의뢰해 인터넷과 모바일 각각 6만명의 모집단을 상대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MAU를 분석·집계했다.

 

T맵의 경우 지난 6월 613만명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네이버 내비게이션이 270만명으로 뒤를 쫓고 있다. 카카오내비 254만명, KT의 올레 아이나비 197만명, LG유플러스의 U네비 85만명 순이다.

 

추세를 보면 혼전 양상이 드러난다. T맵은 지난 3월 이후 600만명 초반대 수준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으나, 네이버 내비게이션의 경우 3월 216만명에서 최근 270만명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T맵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U네비는 같은 기간 29만명에서 50만명 이상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네비는 지난 3월 439만명을 기록한 이후 4월부터 250만명대로 떨어진 상태다. 올레 아이나비는 3월 190만명을 기록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원상복귀했다. 견조한 1위 SK텔레콤은 선제적 방어와 함께 공격에 나선 셈이다.

▲ [사진=SK텔레콤]


◇ 신사업 진출 토대 마련

SK텔레콤의 1차 목표는 혼전 양상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계에서 1위를 수성하고, 가입자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가입자를 확대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어 더욱 상세한 교통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서비스가 더욱 개선되면 무료 개방에 따른 이동통신사 가입자 이탈을 막는 것은 물론, 추가 유입도 가능하다. KT와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가입자 2370여 만명을 첫 번째 타깃으로 설정하고 이들에게 주유권을 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가입자들의 이동 경로와 위치정보 등 빅데이터를 더 많이 축적하면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어느 지역으로 언제 어떻게 이동하는지 알게 되면 쇼핑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 운전 데이터가 축적되면 각종 보험상품 출시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4월 SK텔레콤은 동부화재와 손잡고 T맵의 운전습관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보험상품을 선보였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가입자를 끌어모아 확보한 플랫폼 파워를 이용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에게 돈을 받는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더 나아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등 신사업 진출도 가시화한다는 계산이다. 커넥티드 카는 인터넷과 연결해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를 뜻한다. 시장조사기관 'BI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9200만대 중 75%가 커넥티드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이달 초부터는 '교통정보 인식기술 학습 및 평가 영상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위한 공급업체 선정에 들어갔다. 이번 과제는 오는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영상에 기반한 교통정보 인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대용량의 교통정보 영상 DB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딥 러닝'해 교통정보를 예측하는 기술을 T맵에 도입했고, 자동차에서 내비게이션이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 'T2C'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더욱 고도화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커넥니트 카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한계'..철저한 국내용


T맵이 국내 서비스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한계다. T맵은 국내 도로교통 정보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커넥티드 카도 마찬가지다. 솔루션의 알고리즘 등을 수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외국 교통 정보가 없으므로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는 얘기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한들 세계 시장과는 무관한 일이다.

 

결국 국내 사업자들과 크지 않은 파이를 놓고 싸워야 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재규어 랜드로버와 제휴를 맺고 내비게이션 솔루션을 제공 중인데, 이는 국내 판매 차량에 한정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도 저마다 차별점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 장악에 나설 계획이다. 인터넷·모바일 서비스의 특성상 1위 사업자에게 가입자가 몰리고 정보 축적에 따른 서비스 고도화도 용이한 특성을 고려하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은 이동성이 특징이라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서비스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은 내비게이션 자체의 기능도 강화하겠지만, 해당 기능을 자사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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