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찬일 나노엔텍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8일 비타민D 현장진단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이제 간단한 건강검진은 동네 병원에서도 한다'
SK텔레콤 자회사이자 의료기기 개발업체인 나노엔텍이 비타민 D의 혈중 농도를 측정, 골다공증·당뇨병·심장병 발병 가능성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기의 미국시장 진출허가를 받았다.
나오엔텍은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타민 D의 혈중 농도를 의료 현장에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기인 '프렌드 비타민 D'(FREND Vitamin D)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고 18일 밝혔다.
프렌드 비타민 D는 반도체 설계 기술(MEMS)을 바이오에 융합해 고도화한 '랩온어칩'(Lab on a Chip) 기술을 적용,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20분 이내 진단할 수 있는 기기다.
이 기기는 기존 종이필터 기반의 장비보다 필요한 혈액 채취량이 적지만 검사 결과가 빠르고 정확해 환자가 병원을 두 번 방문할 필요 없이 즉각적으로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특히 기기의 부피가 작아 동네 의원 등 1차 병원에 구비하기 쉽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타민 D는 햇빛을 쬘 때 체내에 생성되며 ▲면역 기능 증강 ▲우울증 예방 ▲암 생존율 확대 ▲아동 성장 ▲소화기 질환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반면, 이것이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 당뇨병, 심장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복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비타민 D의 혈액 농도 진단을 받으면 각종 결핍증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비타민 D 측정기는 대형·고가여서 1차 병원 같은 규모가 작은 의료 기관이 구비하기 어려웠으나, 이를 저가에 소형화한 것"이라며 "특히 기존 장비들은 최종 결과를 받기까지 1주일가량 소요돼 비타민 D 결핍증에 대한 조치도 지연될 수밖에 없었는데, 프렌드 비타민 D는 즉각적으로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빠르게 처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엔텍의 이번 FDA 승인은 비타민 D 현장진단기로서는 미국에서 두번째다. 이 회사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비타민 D 현장진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비타민 D 진단 시장은 지난 2013년 5억4000만달러에서 오는 2018년 21억9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나노엔텍은 이 기기를 오는 2월부터 미국 유통회사인 헨리샤인, 멕케슨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진단기를 판매하면 진단에 일회성으로 쓰이는 키트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구조여서 안정적 매출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정찬일 나노엔텍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유통망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FDA 승인을 계기로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엔텍은 지분 28.48%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자회사다. 그동안 나노엔텍은 투자 비용 증가와 신제품의 출시 지연으로 매출 성장이 제한적었던 탓에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72억1100만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178.2% 확대됐다. SK텔레콤은 나노엔텍의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매출 성장과 장기적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나노엔텍은 그동안 투자가 지속돼 적자를 기록해왔다"며 "SK텔레콤은 장기적으로 나노엔텍과 헬스케어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4년말 고객개인정보 불법유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헬스케어 사업이 주춤한 바 있으나, 이후 중국에 ICT 기반 헬스케어 센터를 세우는 등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 ▲ 나노엔텍의 비타민 D 진단기. [사진=나노엔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