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곪는 게임]②'빈익빈 부익부' 심화됐다

  • 2017.06.22(목) 11:02

대형사 밀려 중견사 부진…모바일게임 특징 탓

한때 온라인게임 강국을 내세웠던 국내 게임 산업이 외산에 밀려 위상이 고꾸라진지 오래다. 모바일에선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고만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기술과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 게임의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전체에 쓰나미가 몰려오는 형국이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일촉즉발의 위기인 게임 산업을 진단했다. [편집자]

 

 

게임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4N(기업영문명 첫글자에서 비롯)과 스마일게이트, 컴투스를 포함해 연간 연결 매출액 5000억원이 넘는 대형사들은 성장성이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게임 흥행이나 마케팅 면에서 상대적 열세를 보이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상위 6개사가 매출액 '독식'


주요 게임사 14곳의 작년 연결 매출액 7조2931억원 가운데 상위 6개사(넥슨·넷마블게임즈·엔씨소프트·NHN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컴투스)에 88%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6개사의 작년 매출액은 6조4568억원으로 지난 2015년 5조3983억원보다 19.6%나 증가했다. 

 

상위 6개사가 조 단위 성장을 기록한 반면 중소형 게임사 8곳(웹젠·더블유게임즈·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게임빌·선데이토즈·조이시티·와이디온라인·액션스퀘어)의 작년 매출액은 8363억원으로 지난 2015년 8313억원보다 0.6%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위 6개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6472억원으로 전년 1조4969억원보다 10.0% 증가했다. 이와 달리 하위 8개사는 작년 영업이익이 1187억원으로 전년 1341억원에서 오히려 11.5% 감소했다.

 

아울러 상위 6개사는 모두 성장을 기록했으나, 하위 8개사는 역성장을 기록한 곳이 많다. 더블유게임즈, 게임빌, 조이시티만 전년보다 나은 실적을 나타냈다.

◇ 모바일 게임 시대, 매출 쏠림 현상 불러와


주요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시대가 무르익고 대형사 위주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유행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게임 앱을 다운받아 아무 곳에서나 쉽게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은 게임 업계 전체에 이익이다. 애니팡 등 대박 작품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MMORPG 유형의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게임에 이용자 관심이 집중되는 점은 중소형 게임사에 타격이 됐다. MMORPG는 장시간 게임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어 리니지와 같은 인기 IP를 활용한 탄탄한 게임 운영 능력과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투입된 게임에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랭키닷컴이 지난 2월 한 달간 리니지2 레볼루션, MARVEL 퓨처파이트, 세븐나이츠 for Kakao, 레이븐 with NAVER, 스톤에이지의 평균 이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4시간 43분으로 가장 오랫동안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게임 이용 시간이 절대적으로 확보돼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MMORPG가 인기를 끌면 인기 게임에 이용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중소형 게임사가 대형사처럼 대규모 자본을 이용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기도 쉽지 않다. 중견사가 야심 차게 MMORPG 신작을 내놓더라도 스마트폰 게임 특성상 다른 게임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신작을 출시하면 마케팅 활동을 해서 출시 초반 사용자를 모아 흥행성을 유지하고 이후 서비스 운영 능력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러나 중견사는 좋은 게임을 내놓을 순 있어도 대형 게임회사 수준으로 과감하게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은 어려워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캐주얼 게임이 뜨고 MMORPG가 유행하면서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우후죽순 출시된 것도 게임 업계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한 원인으로 꼽힌다.

 

비슷한 장르가 많으면 한두 개 게임에 이용자가 몰리기 마련이다.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지난 21일 간판 리니지를 활용한 모바일 야심작 리니지M을 출시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거나 새로운 콘셉트의 게임성을 더욱 강화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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