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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아이리버' MP3 신화서 한류 선봉장으로

  • 2017.07.18(화) 18:09

성공한 벤처, SKT 품에 안겼으나 부진 지속
SM 계열사 흡수합병, 주가급등에 순탄 예고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차세대 사업을 위해 손을 잡으면서 '사업 혈맹'의 선봉장 역할을 맡은 아이리버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때 국내 MP3 플레이어 1세대 제조사로 이름을 날렸다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물결에 따라 부침을 온몸으로 겪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잡아끈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7일 발표한 협력 방안에 따르면 각각의 계열사인 아이리버와 SM컬처앤콘텐츠(이하 SM C&C)를 주축으로 상호 증자 및 지분 양수도를 통해 차세대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이는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대표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겹사돈'을 맺고 협력 모델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협력의 한 주축을 이루는 아이리버가 기존 오디오 재생기 사업에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신사업으로 부활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인다.

 

◇ 애플에 도발하던 MP3 명가


아이리버는 지난 1999년 1월 레인콤이란 사명으로 설립한 휴대용 MP3 플레이어 제조사다. 지금은 멜론이나 벅스 등 음악 사이트를 통해 음원 파일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감상하는 것이 대세가 됐으나 당시엔 MP3 파일을 플래시메모리나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휴대하면서 들었다.


아이리버는 '인터넷의 강'이라는 의미의 브랜드로 MP3 플레이어를 판매했는데 기기 완성도가 높고 제품 디자인이 유려해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돌면서 아이리버는 설립한지 불과 4년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70%, 세계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실적도 껑충 뛰었다. 2002년만 해도 이 회사 매출은 800억원 수준이었으나 2년 후에는 450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2003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이듬해 벤처기업으로는 드물게 1억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리버는 스마트폰의 전단계라 할 디스플레이 달린 스마트 기기나 PMP(포터블멀티플레이어) 등을 만들면서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당시엔 삼성전자도 휴대용 MP3 플레이어를 만들었으나 아이리버 제품을 따라가지 못했다.

 

잘 나갈 때 아이리버는 아이팟으로 유명한 애플을 겨냥해 금발의 백인 여성이 사과를 깨물어 먹는 사진광고를 세계 주요 도시 공항 등에 걸기도 했다. 애플과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에 도발할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아이리버 신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폰이 MP3 플레이어를 대체하면서 급격한 부진을 겪게 된다. 매출은 200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이리버 신화를 일군 양덕준 창업주이자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2007년 사모투자회사인 보고펀드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고 경영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아이리버는 2012년 고음질 재생기 브랜드인 '아스텔앤컨(Astell & Kern)'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다만 휴대용 음향 기기 제조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4년 SK텔레콤 품에 안겼다. SK텔레콤은 보고펀드부터 아이리버 지분 39.57%를 약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빔과 스마트로봇 등 앱과 악세서리를 개념을 합친 이른바 스마트 앱세서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기기 제조 경험과 역량을 가진 아이리버가 필요했던 것이다.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지분 인수 이후 추가 주식 매수 및 출자로 지분을 지금의 48.89%로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아이리버의 재무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음질 재생기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리버는 지난해 연간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3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2014년 1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째 이어진 적자행진에서 모처럼 벗어나는가 했으나 3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 역시 전년(556억원)보다 30억원 가량 줄어든 523억원에 그쳤다.
 
아이리버는 이번에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총 6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아울러 SM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 콘텐츠 계열사인 SM MC를 흡수합병하는 한편 또 다른 SM 계열사인 SM 라이프 디자인(SM LDC)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를 통해 한류 콘텐츠를 접목한 스마트 기기로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샤이니 팬들을 대상으로 샤이니 멤버 목소리로 대화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기기를 내놓는다거나 아스텔앤컨 이어폰 및 헤드셋에 엑소 로고가 새겨진 특화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SM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아이돌 가수들이 이 기기를 직접 착용해 홍보 효과를 낼 수도 있다. 
 

◇ 주가 급등으로 순탄한 합병 예고


아이리버가 SK텔레콤-SM엔터테인먼트의 협력 첨병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아이리버를 주축으로 한 계열사 합병도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날 아이리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7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합병의 걸림돌로 작용할 만한 주식매수청구권 문제도 무난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회사에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행사 금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합병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아이리버와 SM MC는 1 대 1.6041745의 비율로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매수예정가 5300원)을 행사한 청구총액이 12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놓았다. 이를 감안하면 현 발행주식(3109만주)의 7%인 226만주의 물량이 쏟아져야 합병이 무산되는 것이다. 


아이리버의 지배구조는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을 제외하면 소액주주들이 절반 가량인 48.65%(1513만주)의 지분을 들고 있다. 만약 소액주주 가운데 6분의 1만 반대해도 합병이 취소될 수 있으나 현재 아이리버 주가가 매수예정가를 크게 웃돌고 있는 만큼 그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물론 주가가 매수예정가 밑으로 떨어지면 소액주주들이 합병으로 인한 성장과 상관없이 차익을 노리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아이리버는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내달 29일 개최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내달 14일부터 주총 전일까지 반대의사를 서면 통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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