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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常識돋보기]유영민 장관의 구습(舊習) 따라하기

  • 2017.07.25(화) 16:19

미래장관, 통신3사 CEO와 밀실논의 하듯 연쇄오찬
통신료 강제인하와 맞물려 '보이지 않는 손' 논란

▲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5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 이어 26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28일 황창규 KT 회장과 잇따라 오찬 회동을 갖는다.

 

그런데 미래부는 이들 만남 자체를 부인했다. 규제기관인 미래부가 부인하니 당연히 통신사도 대놓고 맞다는 소리를 못한다. 코미디 같은 상황이다.

 

다음 수순은 '미래부는 왜 장관과 통신사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부인했을까'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통상 정보통신부 시절부터 구(舊)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에 이르기 까지 장관(위원장)이 새롭게 취임하면 상견례 차원에서 기업인과 만남을 갖는다.

 

비밀이랄게 없다. 장관은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설명하면서 기업이 잘 따라와주길 요청한다. CEO는 기업의 현실을 설명하면서 애로사항을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 장관과 박 사장과의 25일 오찬 회동은 만남 자체가 부인됐고, 오찬중 발언 내용도 철저히 함구 중이다. 단지 유 장관이 오찬후 다른 행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지자 "상견례 차원이었다"고만 해명했다.

 

그러니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생성된다. 업계에서 보는 합리적 추론은 이렇다.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보면 기간통신사업자는 공공복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는 만큼 기업들이 그런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며 통신사의 공익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가계통신비 완화를 위해 국정위 발표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면서 "법 테두리에서 (기업과) 서로 협조해 통신비를 절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요금할인율 25% 상향 등 일부 통신비 인하 조치가 자칫 법적 소송으로 번질수 있으니 사전에 통신사 CEO에게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래부가 조만간 요금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통신3사에 보낼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 연쇄 오찬회동으로 미연에 입막음을 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구습(舊習)이다. 규제기관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밖에 해석될 수 없다. 정부가 떳떳하다면 공개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설사 행정소송이 걸리면 법정에서 판단받으면 될 일이다.

 

요금인하 정책시행을 코앞에 두고 장관과 CEO가 밀실논의 하듯 비밀리에 만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면 안되는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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