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vs 통신사 으르렁' 관전포인트는…

  • 2017.07.31(월) 17:00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막판 신경전
내달 의견서 제출후 소송여부 관심

 

정부와 통신사간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을 둘러싼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선택약정은 휴대전화 단말기 공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을 받는 제도다. 공시 지원금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분담하는 구조이지만, 선택약정 할인은 통신사가 전액을 부담하는 방식이므로 손해가 크다. 이로인해 통신사 연간 매출이 7000억원 정도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지난 27~28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법적 대응을 언급하고 각종 대응책을 제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당기 실적과 사업 계획 관련 설명회 성격인 컨콜의 대부분 시간을 할애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질세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달 9일까지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조정 관련 의견서를 회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통신사에 전달했다. 공문을 보낸 시점은 통신사들이 실적 발표를 하고 정부 비판을 하던 지난 28일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달 9일까지 통신사들의 의견을 받은 뒤 8월 중순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관련 정책을 확정, 오는 9월1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이 의견서에 담을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 자체에 대한 반발이 담길 수 있다. 정부 고시에 따라 할인율 상향이 25%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정부 고시에 '할인율은 추가적으로 100분의 5 범위 내에서 가감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100분의 5'를 두고 5%p 범위내에서 상향할 수 있다고 보고 기존 20%에서 25% 조정을 주장한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100분의 5'는 5%인 만큼 20%의 5%인 1%p를 상향조정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즉 최대 21%가 조정가능 범위라는 설명이다.

 

이에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3년 전 고시를 만들 때부터 충분히 예고된 바 있고, 지난번에 조정할 때도 전체 할인율을 기준으로 100분의 5 범위로 했음을 통신사들도 이미 다 알고있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그 다음 관심은 소송을 벌일 가능성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컨콜에서 "법적 대응 방안을 포함해 단말기 자급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쇼(보여주기 식 대응)로 보고 있진 않다"고 했다. 통신사들의 소송 가능성에 진지하게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소송전으로 갈 경우 통신사와 과기정통부 모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통신사는 승소하면 일부 주주의 환호를 받을 수 있더라도 국민 여론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패소하든 정책 추진이 지연되든 정부 출범 초기부터 주요 정책이 삐걱거린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이미 정부는 통신 기본료 폐지가 담기지 않은 후퇴한 정책이란 비판을 받았다. 통신사가 소송을 추진하지 않게 하는 게 과기정통부 입장에선 최선인 셈이다. 이런 까닭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최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조를 구했다.


또 통신사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사, 네이버와 카카오 등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도 통신비 경감 부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콜에서 "통신비 인하가 통신사 위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쉽다"며 "통신사 뿐 아니라 정부, 제조사, 포털 등 시장 이해 관계자가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신비에는 통신 요금 외에도 단말기 할부금, 콘텐츠 이용 대금도 포함된다는 이유에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분리공시제를 통해 통신비 경감을 분담하는 방안이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며 "그러나 콘텐츠 제공 업체에 통신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는 현재 없다"고 했다. 콘텐츠 제공업체로 화살이 향하면 과거 카카오톡 사용량이 폭증할 때 불거진 망중립성 논란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외국 사업자를 제어하기 어려운 현실도 문제다.

 

통신사들은 더 나아가 정부도 부담하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가와 전파 사용료를 통신사로부터 받으니 그걸 통신비 경감에 쓰라는 주장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대가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재원인데, 양 기금의 규모는 올해 기준 1조3797억원에 달한다. 전파 사용료는 기금이 아닌 일반 회계 재원으로 사용된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검토할 수는 있으나 사실상 세금으로 통신비 인하를 하라는 얘기이므로 어려운 문제"라며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다만 "논의 범위를 좁혀 저소득층 요금 감면에 쓰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비 경감 대책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리는 방안이 통신사에서 나올 수도 있다. 통신사들이 상향된 할인율을 적용받으려는 기존 선택약정 가입자 대상으로 위약금을 받을 수 있어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마땅한 대응책이 없음을 인정했다.

아직 구체적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통신사 대상의 당근이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 예상치 못한 중재안이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SK텔레콤의 경우 단말기 유통에서 손을 떼는 완전 자급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이렇게 되면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케팅 출혈 경쟁을 중단하고 확보한 자금으로 요금인하에 나서든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을 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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