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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빼고 '요금인하' 넣은 통신사 연차보고서

  • 2017.08.04(금) 15:04

SK텔레콤·KT, 창조경제 활동 흔적 없애
혁신센터 존재 지우고 정책 태도 달라져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박근혜 전(前)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창조경제'를 최근 발간한 경영활동 보고서에서 언급하지 않거나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다지는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던 것과 비교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전날 발간한 142페이지 분량의 '2016 연차보고서'에선 창조경제란 단어를 찾아 볼 수 없다.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선 17회, 2015년 보고서에선 무려 30회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보고서에선 흔적조차 없어진 것이다. 

 


SK텔레콤은 3년 전부터 지속가능 경영활동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보고서와 재무 상황이 담긴 투자 자료를 연차보고서란 이름으로 통합해 발간하고 있다. 지속가능보고서란 기업이 사업 현황 및 경영 성과와 함께 환경이나 노동, 인권 등에서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을 얼마나 잘 하는지를 정리한 보고서다.


SK텔레콤의 연차보고서에서 창조경제란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2013년 보고서(2014년 7월 발간)다. 창조경제 외에도 당시 새정부 정책인 고용 창출과 양성 평등에 부합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정도로 언급됐다.

 

이듬해 보고서부터 창조경제가 메인 키워드로 작용한다. 2014년 연차보고서에서 SK텔레콤은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설립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업 현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혁신센터의 지난 1년간 성과와 투자금 유치 현황 및 해외 사업모델 수출 사례 등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014년 9월 대구창조센터를 시작으로 17개 시도에 18곳이 설립됐다. KT를 비롯해 삼성, LG, SK,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스타트업을 전담 지원하는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외에도 창조경제 구현에 앞장서기 위해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벤처기업에 지원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내용도 당시 보고서에 담았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선 창조경제란 단어가 쏙 빠졌으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내용도 아예 없다. 
  
KT가 지난달 19일 발간한 '2017년 통합보고서'에서도 창조경제의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앞서 발간한 2015년 통합보고서에서 창조경제란 단어는 18회 언급됐으나 올해 보고서에선 4회에 그친다.

 

KT는 2015년 3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고 그해 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자사의 핵심 서비스인 융합형 기가(GiGA)를 국내외 벤처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KT가 추구하는 기가토피아(GiGAtopia, 인간과 모든 사물이 기가 인프라로 연결된 편리한 세상) 실현 차원에서도 창조경제를 언급했다. 이와 맞물려 KT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추진하는 국가 안전망 구축을 소개하면서 김성주 당시 대한적십자사 총재(성주그룹 회장)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김성주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KT가 올해 내놓은 보고서에선 지난 정권과 관련된 내용이 축소됐거나 제외됐다. 작년 보고서에선 혁신센터에 대한 투자 재원 조성과 운영 현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으나 올해 보고서에선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주요 통신사들은 지난해 까지만 해도 창조경제를 사업의 핵심 틀로 제시하고 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소개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면 올해엔 새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우려 등을 담아 눈길을 끈다. 정부 정책을 바라보는 태도가 그 사이 달라진 것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보고서에서 사업 위험요소로 지속적 통신요금인하 압력을 꼽으면서 "통신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통신 요금 인하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규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인위적인 요금 인하 보다는 차별화된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통한 실질적 고객 혜택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합리적 수준의 요금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등 올바른 정책 입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새 정부의 통신료 인하 정책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으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개발과 글로벌 표준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임과 동시에 5G 기반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하겠다고 소개했다.

 

앞서 KT를 비롯한 통신사들은 기본료 폐지 등 정부의 요금 인하안에 반발하면서 통신료 인하는 결국 5G 투자 여력을 줄여 4차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KT는 정부의 통신료 인하 정책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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