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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공략법]②아시아 천만 구독자 모은 휴학생

  • 2017.10.07(토) 10:00

최인석 레페리 대표 인터뷰
중국에서 미국으로 MCN 사업 확장

▲ 최인석 레페리 대표.

 

최근 한·중 관계 악화로 MCN 비즈니스 상황도 소강상태다. 하지만 MCN 전략가들은 언제나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기회가 찾아온다면 반드시 공략해야 할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MCN 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살펴본다. [편집자]


국내 뷰티 전문 MCN 업체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올해 초 기준 크리에이터 130명 정도가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10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텐센트와 메이파이 등 중국 플랫폼 회사도 파트너로 확보한 바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뷰티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쇼호스트처럼 온라인 생방송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니스프리,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뷰티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관련 상품을 중국에 배송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에선 트레져헌터, 케이벤처그룹,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은 물론이고 중국 릴리앤뷰티, DT캐피털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성과까지 갔을까.

최인석 레페리 대표는 지난 2009년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에 재수로 입학하고 군 전역 후 창업, 현재까지 휴학생 상태. 최 대표가 2학년이던 지난 2010년 싸이월드에서 자기계발 칼럼을 쓰는 블로그를 운영해 'TOP 100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것이 창업 전 주요 경력의 전부다.

최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는 대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 중 하나였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사람과 글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끼고 사업 기회까지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재수까지 하면서 입학한 대학교인데 원치 않는 학과에 진학하며 학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식투자나 대외 활동을 하는 등 자기계발에 힘쓰게 됐죠. 그러면서 남들보다 먼저 느낀 사회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동년배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블로그에 자기계발 칼럼을 쓴 이유입니다."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최 대표는 여느 남학생과 같이 입대하게 됐다. 군대에서 자기계발 책을 쓰기 위해 많은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창업가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그러다가 단순히 글을 써서 청년을 이끌 게 아니라 실제 행동을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것이 군에서 책 쓰려다가 창업을 준비한 배경이다.

 

▲ 레페리 사무실 전경.


그렇다면 왜 창업 아이템이 MCN이었을까. 이유는 기대보다는 싱거웠다.

"군 복무 기간 동안 파워블로거로서 친하게 지내던 주변 뷰티 파워 블로거 친구들에게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뷰티 관련 정보를 조사하고 약 1년 반 동안 서비스를 구상하고 창업 계획을 세웠습니다."

최 대표는 주식 투자를 하면서 모았던 전 재산을 투자해 창업하고, 커피숍 스타벅스를 사무실로 삼았다.

초창기 레페리의 사업 모델은 MCN이 아닌 '럭셔리 뷰티 O2O 커머스'였다. 고급 상품을 온라인에서 할인가에 판매하고, 백화점 매장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콘셉트였다. 이 사업에 약 2년을 투자했다. SK플래닛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으로부터 4000만원을 투자받기도 했지만, 수익화에서 한계에 직면했다.

최 대표는 주변 파워 블로거들에게 도움을 청해 레페리에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것이 현재 MCN 기반 사업으로 발전했다. 파워 블로그들과 형성된 네트워크와 유튜브의 접목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평소 유튜브를 보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예상됐습니다. 뷰티 블로거들에게 '뷰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모해야한다고 주장했죠. 뜻을 함께하는 이들에게 동영상 교육을 제공하며 유튜브 크리에이터 데뷔를 도왔습니다."

레페리의 움직임에 주목한 글로벌 사업자가 나타났다. 유튜브가 레페리의 크리에이터 육성을 1년 정도 시범 지원했다. 레페리는 이 기간 약 200명의 뷰티 크리에이터를 육성했다.

레페리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 2015년 1월을 기점으로 기존 커머스 사업을 중단하고 MCN 사업에 집중하는 피봇팅(사업 전환)을 했다. 현재는 크리에이터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구매로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 레페리가 중국에서 진행한 행사 장면.


레페리는 작년 초 중국에도 진출했다. 이미 중국에는 크리에이터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파는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정품 유무나 제품 보관 상태 등에 대한 불신이 많아 명예와 영향력으로 이를 보증하는 것이 효과가 있고요. 무엇보다 중국에선 일반인들이 친구 같은 느낌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C2C 커머스'(고객 간 거래 방식의 전자상거래)가 알리바바 타오바오, 위챗을 중심으로 이미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레페리는 지난 1년 중국 내 각종 플랫폼에 크리에이터가 상품을 파는 채널을 열어 유통을 진행하면서 여러 경험을 쌓았다.

매출액은 아직 공개할만한 단계가 아니지만, 이런 실적 외 성과를 여럿 거뒀다.

"중국 최대 화장품 온라인 유통사인 릴리앤뷰티와 중국 유명 벤처캐피털인 DT캐피털로부터 중국 사업의 미래와 커머스 부문의 투자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 MCN 기업 최초로 중국 자본을 유치했습니다. 텐센트와는 중국에서 뷰티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젝트 '워더메이쫭꾸에이미'를 진행하면서 현지 인지도를 높인 상태죠. 전국 오디션 과정을 거친 뷰티 크리에이터 88명을 육성한 뒤 웹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 최인석 레페리 대표.


최 대표는 그동안 경험을 통해 중국 MCN 커머스 시장의 특성을 여럿 파악했다. 요약하면 수많은 사업자가 난립해 돈을 좇고 있고, 크리에이터들은 자유분방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 사업자들이 제시하지 못하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야만 승산이 있다고 봤다.

또 한국 기업이 한국 제품만 유통하는 것만으로는 승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고, 결국 규모의 경제에서도 밀린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많은 중국 내 회사나 MCN 커머스 관련 업체들이 '우리가 최고'라고 외치는 상황이므로 현지 스터디와 실제 협업을 통해 우량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작업을 1~2년 정도는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레페리는 올해부터 중국은 물론 미국 등 다른 지역으로도 목표 시장을 확대해 매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MCN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종합적인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 MCN 시장은 아직은 개화기에 해당해 기회의 땅이지만, 사드 배치 계획에 따른 한한령의 영향을 회피하고 시장 다변화도 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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