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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네이버의 정공법…신뢰회복 주목

  • 2017.10.23(월) 14:45

한성숙 대표, 스포츠뉴스 배치조작 시인·사과
AI로 기사배열 등 투명성 강화방침…성과관심

 

지난 2014년 뉴욕타임스는 161년 전 보도한 기사에 인명을 오기한 사실이 있다며 정정한 바 있다. '노섭'(NORTHUP)이란 사람의 이름을 제목에선 'NORTHRUP', 본문엔 'NORTHROP'로 잘못 썼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사소한 실수다. 그러나 기사는 신뢰성이 생명과 같다. 오류가 없는 것이 최선이고, 사소한 오류라도 발생한 경우 빠르게 바로 잡아야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지 않는다.

국내 PC 인터넷 검색 점유율이 75%에 달하고 모바일에서만 매일 2700만명이 찾는 네이버도 사실상 언론 기능을 한다. 시장 점유율 1위의 뉴스 플랫폼이다. 여론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난 20일 외부 청탁을 받고 뉴스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이날 "외부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 스포츠 서비스의 기사가 재배열됐다"는 엠스플뉴스의 기사가 사실이라며 보도 3시간30여 분 만에 시인했다.

외부 청탁에 따라 재배치된 보도는 작년 10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을 비판하는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의 기사였다. 네이버의 스포츠 뉴스 담당 인사는 연맹 쪽 인사의 청탁을 받아 해당 기사를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 단순한 오타나 오보가 아니라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편집 조작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더욱 충격적인 대목은 '이번 부탁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연맹 측의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적절하게 대응한 측면도 있다. 대표이사 이름으로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해당 사안의 경위와 관련자 징계를 포함한 향후 개선책까지 제시했다.
 대표는 "언론사로부터 송고 받은 뉴스만 서비스하는 네이버 뉴스와 달리 네이버 스포츠는 각종 협회, 구단,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지 못했다"며 "이는 회사를 이끄는 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보면 적어도 '개인의 일탈이고,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고 처벌도 받겠다'식의 책임 회피성 변명은 아니다. 그러면서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돼 있는 조직을 분리하고, 다양한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점도 11월1일로 못 박으면서 실천 의지도 보였다. 이와 함께 기사 배열 책임자를 일원화하고, 투명성위원회가 기사 배열에 대해 점검할 것이며, 기사 배치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런 처신만으로 네이버가 뉴스 플랫폼으로서의 신뢰성을 단번에 회복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실수 정도의 가벼운 사안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네이버의 각종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온라인 플랫폼이 무너진 사례를 굳이 제시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실수가 있었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완벽하고 정확한 기사를 만들었다'. 뉴욕타임스가 161년 전 기사 내용을 정정하면서 쓴 글이다. 네이버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을 더욱 자세히 돌아보고 신뢰성을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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